[e여성]한수정 EA코리아 사장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EA코리아 매출을 50% 이상 성장시키겠습니다.”

 세계 최대의 게임 배급업체 미국 EA의 한국지사 EA코리아의 첫 사장으로 전격 선임된 한수정 신임 사장(34). 한 사장은 7년 동안 소니뮤직에 몸담으면서 소니뮤직 한국지사장을 역임했다. 한국에 진출한 지 4년이 넘는 EA가 지목한 한국지사의 첫 사장이 게임과는 무관해 보이는 음반사 출신 사장이라는 점은 이채롭다. 더구나 한 사장은 스무살 남짓까지는 피아노에 인생을 건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출신의 피아니스트였다.

 “음반산업과 게임산업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업이라는 점에서 보면 놀라울 정도로 유사점이 많습니다. EA코리아 사장으로서의 적임자는 게임 마니아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전문 사업가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7년 동안 소니뮤직에서 쌓은 경영 노하우는 EA코리아의 선장 노릇을 하는 데 더 없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사실 한수정 사장은 95년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 입사한 이후 그야말로 비즈니스맨으로서 노력을 경주해왔다. 2000년 하버드에서 MBA를 수료한 후 본격적인 경영자 교육을 받기 시작한 한 사장은 2001년 부사장, 지난해 소니뮤직 최연소 사장으로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한 사장이 소니뮤직 사장 자리를 뒤로 하고 EA코리아로 배를 바꿔 탄 이유도 경영자로서의 욕심 때문이다. 음반산업에 대해서는 배울 만큼 배웠으니 떠오르는 산업인 게임사 경영자로서의 경력을 쌓고 싶다는 얘기다.

 지난 4년 동안 한국시장을 개척해온 EA코리아에 대한 한 사장의 평가는 ‘놀랍다, 그러나 더 큰 가능성이 있다’로 요약된다.

 “지금까지는 한국시장에 대해 기반을 닦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비상할 때입니다.” 한 사장은 그동안 공석이었던 EA코리아 지사장의 첫 사장 자리가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표정이다.

 “EA 본사에서 한국시장의 성장성과 한국 온라인게임 개발사의 자질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EA코리아의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50% 이상 향상시키는 한편, 한국 게임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데도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한 사장의 전략은 두가지. 하나는 ‘선택과 집중’, 다른 하나는 ‘한국화’다.

 “한국시장에 맞는 주요 게임을 선택하고 지사의 역량을 집중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단순 한글화 수준의 로컬화가 아닌 한국의 문화와 사상을 게임에 녹여낼 수 있는 한국화 전략을 구사한다면 EA코리아의 비상은 준비된 것입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