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통사람들]윤희진 가이악스 코리아 대표

 “일본시장 진출을 위한 가교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국내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일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IT 강대국’이 결코 과장된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 주겠습니다.”

 윤희진 가이악스코리아 사장(37)은 IT업계에서 ‘상사맨’으로 통한다. 윤 사장이 추진하는 IT상사의 의미는 이전의 그룹 상사의 역할하고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가이악스코리아의 사업모델은 언뜻 삼성물산과 같은 상사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가이악스는 일본시장 주력 수출품목으로 IT솔루션만을 취급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팔 수 있는 나라에 집중 공략한다는 것이 사업 모토입니다.”

 가이악스코리아는 일본의 종합 시스템통합(SI) 업체인 가이악스(http://www.gaiax.com)의 한국 법인이다. 가이악스는 도쿄전력·NTT·일본텔레콤 등 초대형 ISP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윤 사장이 일본시장을 겨냥한 IT상사 모델을 고집하는 데는 남다른 그의 이력도 한몫했다. LG와 삼성 등 대기업과 IT기업을 두루 거친 윤 사장은 줄곧 일본에 관련된 사업을 도맡아 처리해 왔다. 웹 에이전시 드림원이나 메신저 회사인 버디버디 대표를 맡을 때는 일본업체와 굵직한 기술 및 마케팅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당시에 구축한 일본내 인맥이 바로 가이악스코리아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IT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모바일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유선 분야가 취약한 일본은 한국의 앞선 인프라에 놀라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쌓은 기술력이라면 일본시장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습니다.”

 하지만 윤 사장은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볼 때 취약한 마케팅 능력과 국내업체의 과당경쟁이 수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아무리 좋은 솔루션이더라도 마케팅이 약하면 수출이 힘듭니다. 마케팅을 활성화하려면 그 나라에 대한 문화와 사회적 차이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국내업체는 좋은 제품이면 쉽게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속단합니다. 또 해외에서 우리업체끼리 과다 출혈경쟁으로, 비용대비 수익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이 역시 제 살을 스스로 깎는 행위입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