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목화 생산지 인도에서 미국의 바이오기술 업체가 생산한 유전자 조작 목화 종자의 효용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지역 목화 재배 농민 5만5000명은 최근 수확 증대를 위해 미국의 바이오업체 몬산토가 개발한 병충해 방지 목화씨를 심었다. 이 종자는 목화를 먹는 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지도록 몬산토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산했다.
이 값비싼 종자의 효과를 놓고 농민·유전자조작식물(GMO) 반대론자들과 정부·기업이 대립하고 있는 것.
인도는 GMO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여론이 높은 편으로 지금도 판매 목적의 식용 GMO 재배는 금지돼 있다. 이런 인도에서 유전자 조작 목화를 재배하게 된 것은 전통적 목화 경작의 비효율성을 극복하려는 인도 정부와 불황 타개를 위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몬산토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몬산토가 인도에 판매한 종자는 ‘바실루스 서린지엔시스’라는 박테리아에서 추출한 유전 물질을 주입한 것으로 일명 ‘BT’라 불린다. 몬산토는 BT 종자가 보통 종자보다 4배 비싸지만 살충제 사용을 줄여 수확은 늘이고 비용은 줄여준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해충이 전혀 줄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GMO 반대 단체들도 “몬산토의 기술은 농민들의 살림을 어렵게 하고 새로운 해충과 질병을 등장시켰다”며 농민들 편을 들고 나섰다. 반면 정부와 몬산토는 “불만족하는 농민은 소수”라며 “BT 종자는 파종된 5개 주 모두에서 좋은 수확을 올렸으며 앞으로 보급을 더욱 늘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BT 종자가 해충을 완전 박멸하진 못하지만 살충제 사용량을 크게 감소시킨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대학의 교수 2명은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BT 종자는 수확을 늘리고 해충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저개발국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GMO 기술을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거부해선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세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