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채널 사이에 MBC무비스 비상령이 떨어졌다.
지상파TV 방송사인 MBC 계열의 영화채널 MBC무비스(대표 곽성문)가 개국 2개월여만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채널을 확보하면서 시장진입에 성공을 거두자, 상대적으로 클래식 영화, 가족영화 등의 전문영화 채널들과 대기업 계열의 영화채널을 제외한 군소 영화채널들이 시장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MBC무비스는 MBC의 막강한 매체력과 함께 복수 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가 가지는 이점, 자본력 등을 기반으로 현재 전국 90여개 SO와 채널계약을 마무리해 400여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채널 계약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3월까지 대다수 SO에 채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MBC무비스의 이같은 약진은 특히 경쟁력없는 군소 영화채널들과 유사홈쇼핑 광고를 노리고 시장에 진입한 영화채널들이 난무하는 영화채널 분야의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치고, 경쟁력있는 MPP 구도로 PP시장을 개선하는데 일조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공영방송을 주창하는 MBC가 상업적 성격이 강한 영화분야까지 파고들며, 국내 PP시장의 다양한 콘텐츠 강화보다는 오히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문 PP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또한 뉴미디어분야까지 지상파TV 방송사의 독과점 구도를 확산하며 시청자의 다양한 볼 권리를 저해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 영화채널 관계자는 “MBC무비스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OCN·캐치온·홈CGV 등 대기업 계열의 영화 채널을 제외한 특정 장르의 전문영화 채널들과 군소 영화 채널들이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비판은 MBC무비스의 영화채널 편성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상파TV MBC에서 이미 방영된 영화가 대다수며, 신작 영화는 전무한 상황이다. 심지어 심야시간에는 성인영화를 대거 편성, 공영방송 MBC의 이름을 무색케할 정도라는 비판이다.
앞으로 MBC무비스가 신작영화에도 뛰어들 경우 케이블TV시장의 영화판권 경쟁이 심화돼 가격이 오르는 우려 또한 지적되고 있다.
한 PP 업계 관계자는 “MBC무비스가 진정 공영방송을 지향하는 MBC의 계열사라면 수익을 우선시하는 상업방송보다는 자체적인 콘텐츠 제작과 차별적인 방송 편성, 독립영화 발굴, 흥행성은 떨어지더라도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 편성 등으로 국내 PP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앞서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