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벤처스타](111)쏘닉테크

 “좋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소재와 부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초음파 치료기 전문개발업체인 쏘닉테크(대표 조경석)의 경쟁력은 ‘압전세라믹·초음파 진동자·가정’이라는 세가지 단어로 압축돼 있다.

 압전세라믹이란 물리적 압력을 전기로, 전기신호를 진동으로 바꿔주는 특수 세라믹으로 이미 생활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재다. 하지만 압전세라믹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기업이 수십 개에 달하는 일본과는 달리 국내에는 생산기반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압전세라믹을 활용하는 여타 산업도 해외 제품에 크게 의지하거나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대학연구소 연구원을 주축으로 지난 99년 설립된 쏘닉테크는 일단 한양대 오근호 교수팀과 공동으로 톡특한 조성을 가진 압전세라믹과 1초에 16만번 진동하는 초음파 진동자 개발에 성공했다. 첫 부품과 소재 개발은 끝났지만 정작 팔 곳이 없었다. 중소업체가 만든 소재와 부품을 쓸 수 없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였다.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가 ‘노’였다. 결국 완제품 개발에 나선 지 1년 만에 첫 제품인 가정용 초음파 치료기의 양산이 시작됐다. 기왕에 누구나 집에서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게 조 사장의 생각이었다.

 회사는 뜻하지 않은 또다른 벽에 부딪혔다. 불량품과 수입품들이 연일 홈쇼핑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면서 초음파 치료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급등한 것. 하지만 80년 초부터 줄곧 파인세라믹 소재와 관련 기술만 연구해온 조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결국 한해 판매대수 5만대라는 결실을 낳았다.

 쏘닉테크의 제품군은 압전세라믹스 소재에서 초음파 진동자 센서 등 부품, 초음파 미용기, 전립선 치료기, 스크러버 등의 완제품까지 다양하다. 핵심소재와 부품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니 제품군은 앞으로 얼마든지 다양해 질 수 있다고 회사 관계자들은 말한다.

 얼마 전 개발이 끝난 초음파 물리치료기 쏘닉마스타 등 가정용 치료기는 올해 회사의 주력상품이다. 올해 예상매출액은 50억원. 초음파와 이온을 동시에 발생하는 이 제품은 최근 식약청 품질검사 결과, 관절염 등 노인성 질환과 피부 치료·관리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물리치료기와 미용기라는 두 가지를 결합한 독특한 모델이다. 미국 FDA, 일본, 유럽, 중국 등 해외 검증기관에도 의료기 허가를 출원하고 있어 수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초기기업에 불과하던 쏘닉테크를 유치한 요업기술원도 쏘닉테크를 스타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입장이다.

 유난히 자금난이 심각하던 지난해 상당수 벤처기업이 직원 월급을 깎거나 지급을 미루는 와중에도 쏘닉테크만은 예외였다.

 조 사장은 “아무리 훗날의 성공을 위해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벤처라지만 임직원과 그 가족의 생계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이처럼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고집하는 쏘닉테크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게 된 까닭을 주위에서는 ‘사람이 곧 경쟁력’이라는 경영철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