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수출패턴 바뀐다

 우리나라 영화의 수출패턴이 크게 바뀌고 있다.

 그동안 국내 개봉 후 일정 기간을 두고 유명 국제 필름마켓에 참가해 단발성 수출을 진행해온 국내 영화계가 최근들어 개봉하기도 전에 리메이크 판권을 수출하거나 계약형태도 한층 나아지고 있다.

 특히 건당 수출규모도 20만∼30만달러에서 50만∼150만달러 수준으로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계약금 이외에도 흥행수익의 일정비율을 나눠갖는 등 좋은 조건으로 해외무대에 진출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국내 영화 수출규모가 1500만달러를 돌파하면서 해외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영화 수출을 위한 기관과 업계의 조직적인 노력이 어느 정도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좋은영화사는 내달 28일 개봉예정인 영화 ‘선생 김봉두’의 리메이크 판권과 북미 배급권을 최근 미라맥스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기개봉작의 리메이크 판권이 할리우드에 수출된 적은 있으나 개봉 전 판권·배급권의 동시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생 김봉두’는 강원도 산골 분교에 불량교사가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코미디로 좋은영화는 리메이크 판권료로 65만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개봉 후에는 전세계 흥행수익의 2.5%를 넘겨 받기로 했다. 또 북미 배급조건은 미니멈 개런티 7만5000달러에다 한국 관객이 100만명을 넘을 때마다 2만5000달러씩 추가되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최근 미라맥스와 판권계약을 체결한 ‘광복절 특사’의 경우도 계약금과 러닝 로열티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수출한다. ‘광복절 특사’는 국내 개봉 후 채 2개월이 안돼 해외에서 추가 수익을 거두게 됐으며 50만달러 계약금 이외에도 전세계 흥행수익의 2.5%를 별도로 받는 등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됐다.

 ‘런투유’와 ‘이중간첩’의 경우는 일본 시장에서 개봉 전 수출이 성사돼 주목받고 있다. 미개봉작인 ‘런투유’의 경우 지난 18일 일본 영화사에 선배급 조건으로 100만달러에 공급됐으며 이에 앞서 ‘이중간첩’ 역시 지난 1월 국내 개봉 전 일본 시장에 150만달러 규모로 수출된 바 있다.

 이밖에 100% 할리우드 자본으로 제작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거나(‘실미도’) 외국 자본으로 할리우드 영화를 국내에서 리메이크해 다시 전세계 시장에 내다파는 역수출 모델(‘씽즈 체인지’)도 생겨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