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주가 약세 ‘징크스’가 재현됐다.
25일 거래소시장은 24.04포인트(3.90%) 급락한 592.25로 장을 마쳤다. 6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14일 이후 7일만이다. 코스닥시장도 1.45포인트(3.30%) 내린 42.43을 기록했다.
기대감 중심의 새 대통령 취임 재료가 약효를 다한 데다 미국-이라크 개전 임박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소식, D램가 약세 소식 등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평가다.
전날 미 증시 급락속에 외국인은 이날 1500억원 규모의 매물을 쏟아내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경기부양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기업 구조조정과 세제개혁을 통한 합리적인 ‘분배의지’를 피력한 점도 일부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신임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진표 씨가 20여년 동안 세무행정에 몸담아온 세무전문가란 점에서 신정부의 초기 경제정책이 경기활성화보다는 구조조정 및 세제개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도 향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증권은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경제부문 주요 내용을 △동북아경제 중심국가 건설 △대화를 통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지방분권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 △계층간 소득격차를 좁히기 위한 교육과 세제개혁 등으로 요약했다.
증권가에서는 노무현 정부가 금리 인하나 투자세액 공제 등 부동산과 대기업에 우호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지방분권과 소득격차를 좁히기 위한 교육 및 세제개혁 등은 ‘분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성장’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됐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