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시대 개막]개성공단 통신사업 `참여` 기대감

 “개성공단 통신사업 봄바람 부나.”

 25일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수반으로 정식 취임함에 따라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개성공단의 통신사업에 대한 논의가 통신업계에서 조심스럽게 일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 조성사업은 기반인프라 조성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개성으로 향하는 도로조성사업은 마무리단계에 들어선 상태.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미 정부는 개성과 판문점을 잇는 도로공사사업을 수행하면서 남북통신을 위한 관로 설비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핵문제’로 남북경협이 현재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그동안 남북협력을 누차 강조해왔고 북측 또한 경협에 적극적인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조성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통신업계 역시 개성공단 조성시 통신설비 구축이 필수요건이고 이미 통신설비 구축에 대한 협의 내용도 포함됐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 통신업계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어떤 형식으로 어느 사업자가 참여할 것이냐 하는 점. 일단 개성공단에 입주하려는 기업이 기대만큼 많지 않아 경제성 자체보다는 마케팅 차원의 접근과 이후 다른 지역, 나아가 북측 전체의 통신사업을 염두에 두고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신업계는 어느 한 사업자의 단독 진출보다는 컨소시엄 형식으로 진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KT·SK텔레콤·하나로통신 등이 사업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유선과 무선을 분리하지 않고 통합·추진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단독으로는 특혜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고 수익성 또한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유선은 로컬교환기만 붙이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무선은 기지국 설치에서부터 번호부여 등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문제가 따르게 된다. 일부에서는 기지국의 경우 차등 지분을 적용, 공동출자하는 형식으로 독립된 기지국을 설치하고 번호의 경우는 별도의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방안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사업자간 이같은 방식으로 개성공단 통신사업 진출에 관한 협의가 순탄하게 된다 하더라도 통신이 체제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북측이 남측의 의도대로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또 현대아산이 통신사업권 역시 자사에 귀속된 문제라는 점을 들어 사업자 선정을 고집할 경우 단계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북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핵문제의 해결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통신사업의 경우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허가 대상이라는 점에서 현대아산이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는 사안의 것은 아니다”며 “문제는 북핵 문제며 이 문제만 해결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경협 차원에서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정부내 분위기를 전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