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한국관세사회 안치성 신임 부회장

 전국 800여 관세사법인들의 권익단체인 한국관세사회가 최근 새 부회장을 맞았다.

 안치성 신임 부회장(58)에게 거는 기대는 단순히 그가 인천세관장, 대구세관장, 수원세관장 등을 역임한 경력 때문만은 아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격, 인화를 강조하는 그의 인품이 다양한 회원사들의 소리를 하나로 모으면서 관세사회의 발전을 모색하는 데 최적임이라는 평가다.

 특히 안 부회장은 지금까지 5대까지 내려오는 동안 여타 부회장들과는 다른 이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행정공무원은 아니었다. 육사 25기로 군인의 길을 걸어온 그가 행정공무원으로 변신한 것은 지난 77년.

 “육군 소령 때였는데 공무원 특채시험(5급)이 처음으로 만들어졌어요. 대학원 전공도 행정학이었기 때문에 미련없이 군대를 등졌습니다. 처음부터 ‘별’ 다는 데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행정공무원으로 변신한 후 26년간을 관세청 한 곳에서만 근무했습니다.”

 온화한 인상의 안 부회장이지만 매사에 깔끔한 일처리와 절도있는 행동은 군에서 몸에 밴 습관이라는 사실에 수긍이 간다.

 지난 1월 관세청 조사감시국장을 끝으로 퇴임한 그가 관세사회로 자리를 옮긴 데는 관세청에서의 경험과 지식을 살려 안팎으로 시끄러운 관세사회를 이끌어달라는 ‘청과 회’의 강력한 희망에 따른 것이다.

 지난 주부터 업무에 들어간 안 부회장은 생애에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쉴새없이 울려대는 전화를 받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부족해 몸소 회원사들을 방문하고 앞으로의 협조를 요청하는 낮은 자세도 주위를 따뜻하게 하고 있다.

 “자리를 옮긴 후 되도록 많은 회원사들을 만나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애로사항을 최대한 많이 듣고 관세청, 수출입 유관기관들과의 관계에도 반영시킬 계획입니다.”

 아직 업무파악이 덜 됐다는 그에게 지난해부터 최대 현안인 관세청 통관EDI 문제를 물어봤다. 기다렸다는 듯이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 안 부회장이 범상치 않다.

 “관세청의 최대 고객은 관세사 법인들입니다. 분명히 현 통관EDI 요금체계에는 불합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시정될 수 있도록 관세청,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등과 협의할 것입니다.”

 그는 77년 군산세관 감시과장을 시작으로 서울세관 수출과장, 기획예산담당관, 수원세관장, 정보관리담당관, 심사정책국장, 조사감시국장을 역임했으며 84년과 89년에는 미국 관세청 및 호주상공부 파견 근무를 통해 국제적인 관세행정도 꿰뚫고 있다.

 IT를 통한 ‘e관세’화를 모색하는 관세청, 시장 포화상태에 접어든 관세법인들에 있어 2년 임기로 부임한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듯하다.

  <글=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