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의 황금시장을 구가하며 증시에서 테마주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동통신단말기와 네트워크장비 업종의 주가 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26일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동통신단말기 업종은 최대 수요처인 중국시장에서 단말기 가격 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향후 수익성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며 VDSL 및 WCDMA에 대한 투자 확대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네트워크장비 업체 역시 출혈경쟁 우려감이 높아져 향후 시장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세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통단말기 업종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메이저급 업체와 팬택 정도만이 수익성을 맞출 수 있는 수준에서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보이며 VDSL 등 네트워크장비 업종의 경우는 다산네트웍스 이외에는 수익성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이통단말기와 네트워크장비 업종 모두 지배 사업자에게 대부분 수익이 돌아가는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통단말기 업종의 최대 난관은 수출 가격=삼성전자, LG전자가 세계시장에서 국산 휴대폰의 명성을 높이고 있지만 중국시장을 필두로 단말기 가격 인하 압력이 거세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도 휴대폰 수요가 확대될 게 분명하지만 적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업체들은 컬러폰, 카메라폰 등 하이엔드급 제품을 해외시장에서 적정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기업들에 국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 단말기업체들은 더욱 힘든 상황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현지 공장을 통한 생산도 각종 부품의 조달과 부품의 품질보장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일부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생산 기지의 현지화뿐 아니라 중국에서의 유통채널 다변화 등 유통 현지화 방안을 긴급처방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VDSL, WCDMA 장비시장은 불확실성 투성이=최근 한화증권은 KT가 50Mbps급 VDSL 서비스를 4월부터 상용화하고 삼성전자가 VDSL 장비시장에 적극 진출할 의사를 보이고 있는 점이 관련 중소 장비업체의 저수익 구조 탈피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50Mbps급 VDSL 서비스 상용화는 곧 국사 및 교환국의 장비 증설을 통한 망구축 비용의 확대를 전제로 한 것인데 KT 입장에서는 정해진 투자 규모내에서 장비업체와의 입찰조건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당장 수십여개 중소업체들이 VDSL시장 하나만을 바라보고 너나없이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저가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VDSL 장비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중소업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SK텔레콤, KTF가 올해부터 WCDMA(비동기식IMT2000) 장비 투자를 본격화할 예정이지만 아직 투자 규모나 방향성은 불투명하다. 하지만 SK텔레콤에 합병될 SKIMT의 장비 공급 우선협상 대상자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선정돼 있는 것만을 보더라도 시장 지배 업체들의 수익성 독식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