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제과가 체육복표 사업자인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의 지분을 인수키로 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떨어지고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타이거풀스 인수 소식이 전해진 최근 사흘 동안 14.28%나 급락, 27일 현재 5만1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동양제과는 지난 22일 그룹 자회사인 미디어플렉스가 주도하는 오리온 컨소시엄이 타이거풀스의 기존 지배주주(미디어어드밴스드·밸류라인벤처·에이팩스기술투자·송재빈)로부터 250만주(25%)를 매입, 1대 주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동양제과측은 이번 인수가 타이거풀스 체육복표사업의 잠재력을 겨냥한 것이라며 지분 인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타이거풀스의 지분 인수와 관련한 증시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세종·굿모닝신한·메리츠·LG투자증권 등은 이번 투자가 동양제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미디어플렉스의 지분 90%을 보유하고 있는 동양제과도 부정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송지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주식 인수금액이나 향후 사업계획 등 이번 투자와 관련한 중요 사항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투자건은 동양제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타이거풀스의 체육복표사업이 케이블TV, 영화관, 영화 배급업으로 이어지는 동양제과의 미디어 사업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그는 “타이거풀스가 지난 2001년 48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와 수익구조가 취약한 것도 오리온그룹의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동양제과가 지난해 롸이즈온(외식사업)과 미디어플렉스(영화 배급)를 통해 100억원대의 지분법 평가익을 거두는 등 투자회수 기대감이 높은데 이번 결정으로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동양제과의 타이거풀스 인수가 최종 계약을 남겨둔 상황이어서 결과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지분법 평가손 발생예상…투자의견 `중립`
오리온그룹의 자회사인 미디어플렉스가 타이거풀스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동양제과의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없다.
타이거풀스는 스포츠복권사업자인 스포츠토토와 인터넷복권사업자 로토토의 지주회사로 스포츠토토의 경우 지난 2001년 경영실적 악화로 지분법 평가손 305억원과 우발손실충당금 78억원 설정으로 4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스포츠토토는 2001년 말 이미 자본잠식 상태로 타이거풀스의 지분인수는 동양제과의 중단기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상황에서 체육복권사업 진출의 장기적 성공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타이거풀스에 대한 투자는 중단기적 투자 메리트를 희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장부 가치가 미미한 자산 매입으로 투자차액 제거를 위한 지분법 평가손실 발생이 예상되며, 중단기적으로 사업정상화를 위한 상당규모의 자본투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의 사업 기반이 스포츠복권이 성공한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분인수가격·구체적 사업추진 방향 등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정실적 변경은 하지 않으며 투자의견은 ‘중립’, 6개월 목표주가는 5만4000∼6만원을 제시한다.
<황호성 LG투자증권 연구원 hswhang@ifL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