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이젠 화질이다.’ 지난해 두께줄이기로 1차전쟁을 치른 디지털TV 제조업체들이 최근 생생한 화면을 보여주는 기술을 강조하면서 디지털TV 보급 2차전에 돌입했다.
국내 디지털TV 제조회사들이 내세운 생생한 화질(reality) 재현을 위해 들고 나온 기술은 LG전자의 DRP(Digital Raealityt Picture), 삼성전자의 DNIe(Digital Natural Image engie), 대우전자의 흑 신장회로(Black Level Expander) 등이다.
그동안 생생한 화면의 대명사로는 일본의 소니가 유일하게 꼽혀왔다. 소니는 지난 97년 이른바 ‘DRC(Digital Reality Creation)’기술을 자사의 베가(WEGA)TV에 적용해 선명한 TV의 대명사로 등장한 바 있다.
최근 한국업체들이 잇따라 선명한 화면 창출을 위한 회로기술을 본격 적용하기 시작함으로써 세계 디지털TV 시장에서 일본의 최대 경쟁자로 등장한 국내 디지털TV 3사가 명실상부한 기술경쟁시대에 돌입했다.
계기는 지난 19일 삼성전자의 진대제 전 사장이 자사 TV신제품 발표회에서 DNIe기술을 올해안에 자사의 29인치 이상 디지털TV 전제품에 적용한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삼성은 2월호의 삼성전자 마케팅가이드 책자를 통해 자사의 신기술을 광고하면서 본격적인 화질 마케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1월부터 자사 전제품에 이른바 ‘DRP’라는 독자기술을 자사의 디지털TV 모델인 엑스캔버스 전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생생한 화면 재생기술을 확보한 LG전자는 완전평면 브라운관 TV에도 영상DRP회로를 적용, 그늘같은 어두운 부분까지 밝고 선명한 영상을 재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디지털TV연구소 박종석 소장은 “국내업체들의 기술도 소니의 DRC나 이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베가엔진을 적용한 제품처럼 화면의 리얼리티 살리기에 중점을 두었으며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세계적인 화질 경쟁시대에 돌입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우전자도 이른바 흑신장기술을 내세워 자사의 디지털TV 중심으로 적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이에 따라 대우의 디지털TV인 써머스제품 역시 콘트라스트와 명암이 더욱 극명하게 대비되도록 했으며 중간 밝기까지 향상시켜 어둠 속에 묻혀있던 영상까지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생생한 화면 재생기술의 원조로보이는 일본 소니, 후지쯔, 파이어니어 등과 국내 디지털TV 3사와의 화질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소니는 지난 97년 ‘DRC(Digital Reality Creation)’로 알려진 화면재현기술을 이용, 평면 브라운관TV인 베가의 NTSC방식의 화질을 고선명 TV 수준으로 크게 높였다. 이 기술은 IC상에 저장된 HD TV의 256개 파형패턴 신호 DB를 NTSC의 파형패턴과 비교해 고해상도로 전환시키면서 생생한 화면만들기에 성공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