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주역…후발포털 각각 맡아

 지난 90년 중반 PC통신 천리안을 반석위에 올려놓았던 동지가 경쟁자로 다시 만났다.

 주인공은 박봉춘(46) 데이콤엠아이 사장과 안병균(44) 하나로드림 사장.

 박 사장과 안 사장은 지난 84년과 85년 나란히 PC통신 천리안 운영업체인 데이콤에 입사해 천리안을 국내 최고의 PC통신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던 인물들이다.

 두 사람의 새로운 인연은 데이콤엠아이가 입주해 있는 서울 서초동 국제전자센터에 지난 1일 하나로드림이 이주하면서 시작됐다.

 데이콤엠아이는 22층, 하나로드림은 23∼24층에 각각 자리잡았다.

 입사 1년 선배인 박 사장은 데이콤에서 영업과 전략 분야를 섭렵하고 천리안사업부장을 거쳐 지난해 11월 PC통신 천리안을 모태로 검색포털 ‘심마니’와 게임포털 ‘고인돌스’를 통합한 데이콤엠아이의 초대 대표이사가 됐다.

 엔지니어 출신인 안 사장은 하나로통신으로 이직하기 전인 96년까지 데이콤에서 천리안 기술팀장을 역임했고 하나로통신 인터넷사업팀장과 인터넷데이터센터장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하나넷과 드림엑스를 통합한 하나로드림을 맡아 올해 1월에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선배인 박봉춘 사장은 “안병균 사장이 그동안 하나로드림을 잘 이끌어 왔기 때문에 후배에게 배울 게 많을 것”이라며 “한 건물에서 같이 일하게 된 만큼 서로 힘들 때 격려하고 돕는 파트너로 삼겠다”고 말했다.

 안병균 사장도 “데이콤 입사 선배인 박봉춘 사장과는 PC통신 시절부터 겪의 없는 사이로 지내고 있어 회사간 경쟁보다는 두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는 두 사람이지만 과거 PC통신 천리안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박봉춘 사장과 올해 포털업계 3위 진입을 목표로 내건 안병균 사장의 입장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시장 선점의 원칙이 지배하는 포털업계에서 각각 후발 포털의 사령탑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두 사람의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