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의 IT계열사들이 모기업의 시스템관리 업무에서 탈피, 대외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외정보기술·비알네트컴·동아시테크 등은 모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스템관리(SM)보다는 대외사업 비중을 높이기로 하고 신규 아이템 발굴 및 영업·개발인력 충원에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제약업계가 IT계열사를 설립하던 당시의 취지대로 ‘업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IT업체’로의 위상제고를 위해서는 변화가 시급하다는 요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IT계열사들이 모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부문에서의 솔루션 개발 경험을 다른 업체에 적용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중외제약계열의 중외정보기술(대표 이준상 http://www.cwit.co.kr)은 최근 2003년부터 중외제약 등 관계사 시스템관리 매출비중을 50%대에서 30%대로 낮추도록 전략을 수정했다. 이를 통해 2003년에는 지난해 매출 65억원보다 2배 가량 성장한 100억원 매출목표를 수립하고 영업·컨설팅·개발인력을 충원해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중외정보기술은 자체 개발한 병원용 그룹웨어와 OCS 등을 통해 의료기관을 공략하기로 했으며 이미 삼아약품에 공급한 영업자동화시스템(SFA)과 조만간 개발된 ERP솔루션을 다른 중소기업에 공급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특히 의원용 프로그램을 오는 3월 베트남에 공급키로 한 바 있어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지역 등 해외 의료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다.
보령제약 계열의 비알네트컴(대표 김은선 http://www.brnetcomm.co.kr)은 의약과 의료분야에 특화한 IT전문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하에 최근 영업인력을 확충하는 등 신규사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보령제약에 구축했던 SFA의 대외마케팅을 강화해 다른 제약업체에 이를 판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대외사업으로 의료기관의 고객관리를 위해 개발된 프로그램인 ‘헬스메신저’를 병원업계에 판매하기로 하고 우선 이대목동병원을 참조 사이트로 만들 계획이다.
동아시테크(대표 김영철 http://www.dongaseetech.co.kr)는 동아제약 등 관계사 시스템관리 및 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을 기반으로 IT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아래 올해부터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우선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해 오던 음성인식 솔루션을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며 국내 일부회사가 참여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는 바이오인포메이션(BI) 부문 사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동아시테크 측은 “지난해 IT경기가 좋지 않아 SM비중이 60%를 넘어섰다”며 “올해부터는 이를 50%대 수준으로 낮추도록 신규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의 IT계열사 중 한국하이네트(종근당), 인성IDS(대웅제약) 등이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지금까지 경쟁체제는 갖춰지지 않았다”며 “최근처럼 제약사가 설립한 다른 IT업체들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 대외사업을 강화하고 나선다면 앞으로 2∼3년 안에 이들 업체간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