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업체들이 예약판매가 지난달말로 마감된 가운데 LG전자의 실적을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가전3사와 위니아만도(옛 만도공조) 등은 목표치 대비 50% 가량의 예약판매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LG전자만이 전년 대비 120%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주장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판매 데이터를 밝힐 수는 없지만 전년 시즌에 3개월간 진행한 예약판매 실적 대비 올해 45일간 진행한 실적이 약 127%에 이른다”고 밝혔다.
LG측이 이번 예약판매에 주력으로 내놓은 제품은 1대 실외기에 2대 에어컨을 연결할 수 있는 ‘투인원(2 in 1)’이다. 전체 예약판매 중에 40∼50%가 투인원 제품으로 구성됐다. 이 제품을 한명의 소비자가 투인원 제품을 구입하면 판매대수가 2대로 잡힌다는 데서 논란이 시작됐다.
지난해에 실시한 예약판매 기간에도 에어컨 업체들은 고급형 제품의 경우 룸에어컨을 사은품으로 제공했다. 이때도 업체들은 판매대수에 실제 구입한 패키지 고급형 에어컨과 룸에어컨을 모두 포함시켰다. LG의 경우 지난해 룸에어컨 공급비중은 전체의 15% 정도.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해 룸에어컨 사은품 제공시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투인원 제품을 두고 120%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2인1 한 대를 판매했을 경우는 1대 판매의 실적으로 잡는 것이 맞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컨은 실외기를 기준으로 판매대수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지난해에도 사은품으로 제공한 룸에어컨을 판매실적으로 잡기는 했지만 이번 경우는 한 개의 실외기에 2개의 실내기를 연결한 것이어서 각각을 판매수량으로 잡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 속에서도 LG전자만이 독야청청한 것인지 에어컨 분야 강자라는 자존심 때문에 무리한 데이터 집계를 진행한 것인지에 가전업계의 티격태격이 계속되고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