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가전 고도화 점입가경

 디지털가전 제품의 고도화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특히 셋톱박스와 HDD를 결합한 PVR에 이어 DVD와 HDD 결합제품이 등장하는가 하면 제조업체들이 DVD와 셋톱박스를 한데 묶은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HD급 DVD타이틀을 재생해주는 300만원대의 DVD플레이어도 선보였으며 IEEE1394를 지원하는 셋톱박스도 판매중이다. 단순한 셋톱박스나 DVD플레이어에서 다양한 첨단기능을 첨가하거나 화질을 대폭 개선한 최고급형 등으로 디지털 가전제품 개발추세가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컨버전스, 홈네트워킹 등 첨단 기술이 급속한 발전을 거둔 데다 나날이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한 제품이 크게 늘어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이달 말경 국내 최초로 지상파 디지털수신을 위한 셋톱박스와 DVD플레이어가 결합된 제품(모델명 LST-3500)을 선보이고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HDD를 내장한 셋톱박스나 DVD플레이어는 있었지만 지상파 디지털 셋톱박스와 DVDP를 결합한 제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품은 최대 해상도 1080i까지 HD급 출력지원, 화질을 대폭 개선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지난 2일 인터넷 AV동호회인 ‘AV코리아’를 통해 가진 제품 시연회에서 참석자들로부터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70만원대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해 12월 미국 파루자칩을 채택해 화질과 음향효과를 극대화한 300만원대의 초고가형 명품 ‘파브DVD플레이어(HD-1000)’를 선보였다. 일반 DVD플레이어 가격대가 20만원대에서 콤보형의 경우 5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6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삼성은 또 국내 최초로 IEEE1394를 지원하는 셋톱박스(SIR-K165)를 출시, 디지털가전 고도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 제품은 IEEE1394를 지원하는 D-VHS와 연결해 최대 400Mbps의 빠른 속도로 HD급 영상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AV마니아층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매크로영상기술도 IEEE1394 지원 셋톱박스 2개 모델(MDR-200·MVS-500)를 출시 또는 준비중이다. MDR-200은 지난달말 출시했으며 MVS-500은 이달 중 선보일 계획이다. MVS-500은 화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자체 칩을 개발, 내장해 일반 HD TV에 비해 해상도가 향상됐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회사측이 밝혔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이 점점 높아져 단순한 제품으로는 좋은 반응을 얻기 힘들다”면서 “첨단 기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제품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