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영진전문대학에서는 언뜻 보아도 60대 후반은 족히 되어보이는 만학도 한 명이 손자뻘 대학 새내기들과 나란히 입학식을 치러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지역의 전기통신설비업체 유니온테크의 이사로 재직중인 최진영씨(67). 그는 지난달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번에 영진전문대학 국제관광계열에 지원해 당당히 합격한 03학번 신입생이다.
최씨는 “소학교(현재 초등학교) 3학년 때 해방을 맞으면서 그전에 조금 익혔던 일본어를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어 입학하게 됐다”고 입학 동기를 말했다.
3남매 중 장남으로 중학교를 마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던 최씨는 공부에 대한 열정을 접을 수 없어 자식들을 모두 대학에 보내고 사회인으로 성장시킨 이후부터 다시 책을 들었다.
60세때 방송통신고에 입학, 3년간 단 한 번의 결석없이 공부해 특히 국어(문학)와 영어, 일어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기도 했다.
“늘그막에 무슨 공부냐고 할지 몰라도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난 때문에 포기했던 공부를 다시 할 수 있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하는 최씨의 주름진 얼굴엔 여느 신입생과 다를 바 없는 설렘이 묻어나온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