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kr 도메인 본격 시행을 앞두고 등록업무를 누가 맡을 것인지에 도메인 등록업체들과 이용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지난 2000년 11월 한글인터넷센터(HINC), 한글도메인센터(WhoisNIC), 닷네임코리아, 한글도메인정보센터(HNIC) 등 4개 컨소시엄을 공인 등록사업자로 선정해놓고 이듬해 초 기술표준 미비 등을 이유로 등록작업을 무기한 연기해 이들 등록사업자가 개점 휴업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한닉·한글로닷컴·인터피아월드 등 14개사가 주주로 참여한 한글인터넷센터는 아웃소싱을 통해 닷컴 등 영문도메인을 일부 등록받으며 최소한의 활동만을 유지하고 있다. 예스닉·한국경제신문사·한국벤처IR센터·포스텔서비스 등 4개사가 주주인 한글도메인센터는 다른 업체들을 통해 영문도메인 등록업무를 일부 처리하고 있을 뿐이다.
SK텔레콤·웹티즌·7DC 등이 참여한 닷네임코리아의 경우 지금은 구체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이름만 남아 있다. 넷피아·한글도메인주식회사·한국도메인네임서비스·아사달인터넷 등이 참여한 한글도메인정보센터도 최근에서야 몇 차례 회의를 가졌을 뿐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영문.kr 등록업체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2년이 넘도록 서비스가 연기되면서 등록사업자로 선정된 컨소시엄들이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인데 한글.kr 등록사업을 맡기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며 “재실사를 거쳐 업체를 추가하거나 영문.kr 등록업체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글인터넷센터 등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사업을 위해 주주사들이 적지않은 자금을 투입해 시스템 투자까지 마쳤는데 투자에 대한 최소한의 이익은 사업자를 선정한 KRNIC이 보장해줘야 한다”며 “영문.kr 업체들을 포함시킨다면 한글.kr 사업자를 별도로 선정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한글.kr 도메인등록을 누가 맡느냐에 대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데도 국가도메인관리기관인 KRNIC측은 확실한 방침을 결정하지 않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일단 선정된 업체가 맡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업체들의 현황이 많이 달라졌음을 감안, 등록업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지 재실사한 후 다시 논의하겠다”고만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영문.kr, 한글.kr, 무선인터넷콘텐츠접근번호체계(WINC) 등 서비스별로 별도의 등록사업자를 두는 현행방식은 이번 논란에서도 보듯 재론의 여지가 많다”며 “도메인 등록서비스의 통합화 추세에 발맞춰 완전 개방형 체제로의 변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KRNIC의 입장변화가 주목된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