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단말기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PDA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PDA업체들은 올해 국내 시장이 작년에 비해 100% 가까이 증가한 40만∼50여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 경영 전략을 추진했으나 예상밖의 판매량 탓에 일부 업체들은 비상체제에 돌입하는 등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 PDA업계에 따르면 지난 1, 2월 두달간 국내에 공급된 PDA물량은 7만2500여대로 집계됐다. 7만2500여대 가운데 지난해 말 계약이 이뤄져 지난달 KT 직원용으로 공급된 물량 3만9000여대를 제외하면 실제 올해 일반 유통 및 소비자에게 공급된 제품은 3만3500여대에 그친 셈이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3만여대를 공급, 최대 업체로 부상했으나 이 가운데 2만5000여대가 KT직원용 물량으로 채워졌다. 한국HP는 총 1만9000여대를 공급했으나 KT 직원용 물량이 70%가 넘는 1만4000여대를 차지했다.
싸이버뱅크는 두달간 1만4000여대를 판매했으나 당초 목표인 월 1만5000대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싸이버뱅크는 이달 KT 직원용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메이트가 5000여대, 제이텔이 3000여대, 모바일미디어텍이 1500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급물량 중에서도 최소 30∼40%의 수량이 유통 재고로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돼 향후 추가 공급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PDA업체 한 관계자는 “경기급랭과 같은 외부 요인과 통신사업자들의 조직 변경에 따른 업무 공백, 그리고 3월 보조금 법제화에 따른 대기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며 “특히 그동안 국내 PDA 시장을 주도해온 SK텔레콤이 잔뜩 움츠리고 있어 이에 대한 여파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국내 PDA업체들도 기존 공급사 외에 별도의 공급 채널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구두 약속보다는 문서 형태의 확약을 받고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조금이 법제화되고 통신사업자들의 PDA에 대한 육성 정책을 마련하는 2분기 이후는 시장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로 시장 활성화가 지연될 경우 중소 PDA업체들의 구조조정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