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대륙 중국이 차세대 평판디스플레이(FPD)인 유기EL(OLED)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한국 OLED 관련 부품·소재·장비 등 전후방산업의 새로운 보고로 급부상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초기 OLED시장의 대표적인 킬러 애플리케이션인 휴대폰산업이 성장을 거듭하면서 중국 IT분야의 대형기업들이 OLED 기술개발 및 양산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OLED 관련업체들의 중국 기술이전 및 프로젝트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OLED 관련 원천기술은 물론 증착장비 등 핵심설비류와 발광재료·부품 등 거의 대부분을 일본이 독점해왔으나 최근 한국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데다, 중국기업들이 통상적으로 일본보다는 한국업체들을 선호, 시장전망이 매우 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굴지의 전자그룹 푸티안이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추진중인 약 5000만달러 규모의 ‘OLED 프로젝트’의 경우 최근 국내 벤처기업인 엘리아테크(대표 박원석)가 기술제공 및 설비구축 일체를 수주했다. 이로써 증착설비 등 제조장비는 물론 칩세트, 봉지재, 발광재료 등 상당제품이 ‘한국산’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OLED 라인의 핵심인 증착기는 그동안 토키·울박 등 일본제품이 전세계시장을 거의 독식해왔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현재 중국은 푸티안그룹 외에도 창춘연구소·SVA 등 5개 기업이 이미 국무원 인가를 받아 OLED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푸티안은 추가 설비증설 계획까지 마련한 상태다. 국무원의 인가를 받았다는 것은 정부차원의 입지 및 재정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OLED 개발 및 제조설비를 구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에 앞서 중국의 실리반도체도 최근 OLED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착수, 국내 업체인 에이엔에스(대표 배경빈)가 R&D라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배경빈 사장은 “R&D 단계에서부터 참여한 것은 향후 실제 양산라인 구축에서도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잘하면 향후 수천만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이 이처럼 OLED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차세대 신기술 산업인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등 다른 평판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경쟁국에 비해 뒤졌으나 OLED는 이제 도입 초기 단계로 충분히 해볼 만하며, 휴대폰 등 응용시장이 풍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원석 엘리아테크 사장은 “중국이 등소평 시대부터 시작된 디스플레이 개발 프로젝트 맨위에 OLED를 올려놓았을 만큼 향후 중국 OLED 수요는 엄청날 것”이라며 “따라서 누가 먼저 중국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앞으로 OLED는 물론 전후방산업의 세계시장 판도를 뒤바꿀 폭발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