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단말기분야에서는 한국이 IT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미국의 HP와 델이 지배하고 있는 세계 PC시장에서 한국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1년 1700억달러에 달하는 시장규모 중 한국의 생산량은 1%를 조금 넘는 22억달러에 불과했다.
휴대정보단말기의 주력제품인 PDA에서도 마찬가지다. PDA 역시 미국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업계가 생산을 장악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 2001년 6억4800만달러어치를 생산, 전세계 시장의 17.2%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대만의 10%에도 못미치는 5500만달러어치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영원한 약자에 머물 것으로 여겨지던 정보단말기에도 기회가 무르익고 있다. 휴대폰이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노키아, 모토로라, 에릭슨이 장악해온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돌풍을 일으키며 선두권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급품 시장을 선점하며 한국의 브랜드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시켰다.
휴대폰시장에서의 선전으로 한국은 장차 휴대정보단말기분야에서도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휴대기기는 정보와 통신의 결합이 가장 빠른 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MITs라는 스마트폰과 PDA폰 등으로 휴대정보단말기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미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노키아와 삼성전자간의 대결구도로 압축돼 가고 있다. 음성은 물론 문자, 영상,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고속으로 송수신할 수 있는 본격적인 3세대 휴대폰시장 경쟁에 앞서 서로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보와 통신이 결합되면 통신기술을 지닌 곳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휴대폰과 정보단말기가 결합된 향후 휴대정보단말기시장을 한국이 주도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김행우 상무는 통신을 기반으로 한국이 정보단말기에서도 강자로 거듭날 것임을 강조한다.
휴대정보단말기시장은 아직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지난 2001년을 기준으로 PC시장(1698억달러)의 10%에도 못미치는 156억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숙기에 접어든 PC는 연평균 3.3%의 신장률에 그치는 반면 휴대정보단말기는 무려 31.1%에 이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오는 2010년께면 휴대정보단말기 시장규모가 1106억달러에 이르러 2680억달러로 예상되는 PC의 절반 정도까지 차지할 것으로 시장조사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연간 100억달러의 수출고를 올린 2세대 휴대폰산업이 3세대 휴대폰과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PDA폰 등 휴대정보단말기로 자연스레 이어진다면 오는 2010년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능가하는 최고의 수출 효자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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