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최근 ‘베리텍’에서 ‘헤리트’로 사명을 바꾸고 대전에서 서울로 사옥을 이전하며 제2의 출발선에 선 부가통신서비스솔루션업체 헤리트의 한미숙 사장(41).
한 사장은 지난 2000년 창업 당시 ETRI 출신 첫 여성CEO라는 이유로 각종 매스컴의 조명을 받으며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한 사장은 단지 여성CEO라는 점에서 자신이 주목받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에게 사명 변경과 사옥 이전은 단순히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이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개발의 결과물을 통해 ‘총성 없는 전장’으로 불리는 국내 통신시장에 본격적으로 입성하기 위한 공격적인 포석이다.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각종 IT연구기관이 자리잡은 대전만한 곳이 없지만 주요 고객인 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기에는 아무래도 서울에 자리를 잡아야 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기술개발에 회사의 총력을 기울여왔고 지난해 KT를 비롯한 통신사업자에 일부 솔루션을 공급해 나름대로의 검증절차를 밟았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성과물을 가지고 국내 통신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사업을 전개할 시점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한 사장의 말대로 헤리트는 지난 2000년 1월 설립 이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 연구원들을 주축으로 통신사업자의 부가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 및 솔루션 개발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 KT에 IP 기반 지능망시스템을 공급했으며 중국의 유력 통신사업자인 차이나넷콤에도 관련장비를 공급, 현재 상용서비스에 이용되고 있다.
헤리트는 이에 따라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 48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사장은 “지난 1년 동안 통신사업자와 함께 나름대로 검증작업을 수행했다”며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수익을 올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이동통신장비업체와 공동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이미 공급선을 확보한 중국시장 공략도 강화해 수출량도 늘린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번에 서울로 사옥을 이전했지만 단 한명의 이탈 없이 서울로 따라와준 30여명의 직원들이 너무 고맙다는 말을 인터뷰 내내 되풀이하기도 했다.
옛 터전을 버리고 새로운 여정에 오른 한 사장이 올해 국내 통신시장에서 과연 어떠한 활약을 보여줄지 사뭇 기대된다.
<글=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