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사이버공간의 사회

*사이버공간의 사회/ 윤영민 지음/ 한양대학교 출판부 펴냄

 

 미래에 대한 전망은 어느 사회에서나 횡행한다. 

 최근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요즈음의 경우 사이버공간에 대해서는 모호한 전망들이 난무한다.

 소위 미래학자들은 종종 두 가지 오류를 범한다. 틀린 점괘를 내놓거나, 이미 맞닥뜨린 현실을 자꾸만 예언하려 든다.

 특히 사이버공간을 둘러싸고 범람하는 논의들이 현실사회를 명쾌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공전하는 것은 대체적으로 후자와 관련이 깊다.

 새로 출간된 ‘사이버공간의 사회’는 이 가운데서도 인상적인 출판물로 꼽힌다.

 사이버 공간에 관한 인상비평적 전망들이 팽배한 현실에서 출판된 이 책은 한양대학교 정보사회학 윤영민 교수가 발표한 것이다.

 저자는 지난 수년 동안 풍부한 현장경험과 실증적 탐구를 바탕으로 ‘전자정보공간론’ ‘사이버공간의 정치’ 등 관련저서를 펴냈었다.

 새로 출간된 ‘사이버공간의 사회’도 학자로서, 국가정책의 조타수로서 그리고 사이버공간의 운영자로서 사이버공간에 관한 그의 날카로운 성찰을 담고 있다.

 총 5부 12장으로 구성된 본서는 크게 정보화와 개인 및 공동체의 문제에서 출발해 인터넷과 청소년, IT교육과 e학습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현실과 이론의 다양한 범주를 넘나들며 기존의 통념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선다.

 특히 사이버공간과 여성문제 그리고 e거버넌스와 관련한 장들은 전자정부사업을 주도한 그의 풍부한 경험과 실증적 분석이 단연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프라이버시와 관련하여 그는 정보화와 개인의 미시적인 문제를 말하다가도 어느새 인터넷과 공동체를 둘러싼 거대 서사들에 보다 섬세한 성찰을 요구하고 나선다. ‘인터넷이 공공영역과 사적영역을 통합하고 민족공동체를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은 정보화에 대한 그의 기대와 전망을 한 마디로 함축하고 있다.

 제 2부 ‘청소년@인터넷’에 이르러 그는 청소년들에게 있어 해방공간으로서의 인터넷이 지니는 함의와 이에 접근하는 시각을 풍부한 계량적 근거와 이론을 바탕으로 조명해 낸다. 인터넷 중독을 필두로 지극히 상투적이고, 선정적인 이슈들에 은폐된 청소년 문제의 이면을 추적하는가 하면 우리 사회의 뇌관이라 할 수 있는 가부장제의 균열을 예견하며 수평적 사회로의 진입이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음을 암시한다.

 후반부에 걸쳐 논의된 e학습과 e정치에 관한 장들은 불안과 우려 속에서도 사이버 공간이 지닌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장 제도적이고 실용적인 범주에서 검토한 부분들이라 할 수 있다. 논문의 곳곳에서 ‘성찰성은 정보사회의 일반적 특징’이라는 기든스의 지적을 언급하며 저자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은 이미 도래한 미래를 바라보는 ‘인식’의 냉철함에 관한 것이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