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부·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중국 파트너업체와 로열티 분쟁으로 야기된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 계약파기 사태가 ‘집안싸움’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못찾고 있다.
‘미르의 전설2’ 공동소유자인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사태해결을 위한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해 강력한 후속조치를 못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분쟁 당사자인 중국 성대와 싸우기도 전에 ‘아군’끼리 싸우느라 자칫 ‘자멸’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지난해 말 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가 중국 성대와 ‘미르의 전설2’ 서비스와 관련한 계약을 파기하면서 게임업계는 한때 충격에 휩싸였다.
‘미르의 전설2’는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수 60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작성, 국산 온라인게임의 중국 러시를 이끈 주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한편으로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가졌다.
‘미르의 전설2’의 공동소유자인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계약파기라는 초강수를 통해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중국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좋은 선례를 만들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약파기 이후 3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액토즈와 위메이드는 사태의 해결보다는 향후 각자의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한 발자국도 못나가고 있다.
문제는 사태해결에 도움을 줄 정부나 관련 협회도 이로 인해 사태해결에 점점 무관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당사자인 액토즈와 위메이드가 스스로 한 목소리를 못내는데 무슨 도움을 주겠느냐고 반문한다.
사정이 이쯤되자 중국이나 대만 게임업체들의 “이기심 많은 한국업체들은 결국 공멸할 것”이라는 야유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MS의 X박스 공세에 맞서 자국기업인 소니와 더욱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한 일본 게임업계와 비교하는 목소리는 자존심까지 건드린다.
아직 연륜이 미약한 우리 게임업체들의 이기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미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소탐대실’의 결과가 확연하게 감지되는 상황에서도 제 밥그릇만 챙기는 것은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