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주요 통신업체인 KPN이 독일시장에서 사업역량을 크게 강화하려고 준비중이다. 기술투자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전에 큰 손실을 본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여전히 3세대 이동전화 네트워크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이동전화사업자인 E플러스를 계열사로 갖고 있는 KPN은 모빌콤의 3세대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최근 입찰전에 뛰어들었으며 또 O2저머니와도 인수합병 협상을 벌이고 있다. O2저머니와의 인수합병과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KPN 관계자는 주장했다.
투자가들은 E플러스가 독일시장 선두회사 T모바일과 이동전화 서비스 분야 강자 보다폰 등에 맞서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독일 이동전화 시장 지분 12%와 O2저머니의 지분 7%를 합쳐야 한다고 오랫동안 지적해왔다.
E플러스가 3세대 이동전화 사업을 수행하려면 먼저 높은 시장점유율에 도달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애드 시프보어 E플러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위해 조만간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안에 모든 통신사업자들이 3세대 사업을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카드를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모빌콤과 퀌은 이미 3세대 사업에서 손을 떼었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PN은 최근 이자·세금·감가상각·할부상환액 등을 제외한 순익이 작년에 22% 늘어났는데 올해는 5%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밝히면서 잉여현금수준도 2001년 28억유로(32억달러)에서 2002년에는 15억유로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오는 2005년 말까지 3세대 이동통신 사업에 14억유로를 쏟아부을 예정인데 독일에서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내년에 본격적 상용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E플러스는 독일에서 3세대 서비스를 위해 지난 2000년에 84억유로를 지불한 6개사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러한 막대한 지불은 KPN을 곧바로 부채 위기로까지 몰아갔으며 KPN은 지난 2년간 적극적 평가절하를 하며 빚을 청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밝혀진 이 회사의 손실은 95억4000만유로로 나타났으며 이는 독일 기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KPN은 수천명의 직원 해고와 함께 엄격한 비용관리체계 구축, 그리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구사했으며 이같은 노력으로 2002년 실적이 다소 나아지기도 했다.
분석가들은 이 회사의 지출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ING바링스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제레미는 “KPN이 급속한 개편과 비용삭감 의지를 보여왔지만 이제 성장을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