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식 사장 체제 6개월, 한국썬의 변화는.’
지난해 8월 중순 유원식 사장이 부임하면서 ‘대기업’ 영업에 무게를 싣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나타낸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실제 조직이나 영업 측면에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매출성장률로 볼 때 한국썬의 지난 4분기(회계연도 기준)는 동분기 대비 15% 정도 성장한 것으로 집계했다. 매출성장률에서도 나쁜 실적은 아니지만 한국썬은 ‘의미있는’ 준거 사이트 확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KT를 비롯해 KTF에 최고 하이엔드 유닉스 서버 F15K를 공급한 것을 비롯해 육·해·공 3군에도 F15K와 F12K를 연이어 공급하는 등 군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올렸다. 또 하나·서울은행 데이터센터 통합 프로젝트나 이화여자대학의 서버·스토리지 통합 프로젝트, 대구가톨릭대학의 종합정보시스템 구축 등을 수주하며 은행·대학시장에서도 실적을 올렸다. 특히 하나은행, 이화여대나 대구가톨릭대 모두 경쟁사를 윈백하고 단순히 서버를 몇 대 공급한 것이 아닌 전체 인프라를 선 플랫폼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프로젝트 수주 후 한국썬 내부 직원 사이에서도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한국썬의 이같은 변화는 무엇보다 조직변화에서 출발한다. 삼성팀과 같은 대기업 전담팀을 설립한 것 외에도 대기업 영업을 책임지는 인더스트리부문(총괄 천부영 전무) 산하에 ‘솔루션세일즈오퍼레이션팀(팀장 김진수 이사)’을 신설했다. 이 팀은 기존에 채널영업 그룹 산하에서 가동되는 팀을 옮긴 것으로 선이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 외에도 협력사를 대기업 영업에 적극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 최홍근 서비스사업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 대형 고객의 서비스 요구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꾸었다.
이로써 한국썬은 한국지사 설립 이래 인더스트리 영업인력이 채널영업을 담당하는 인력보다 1.3∼1.5배 정도 더 많아지고 서비스 조직이 어느 때보다 전진배치된 모습으로 변화됐다.
본사의 지원을 끌어내는 ‘협상력’도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썬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라 선 본사는 최근 본사 CIO를 파견, 삼성그룹 CIO단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의 CIO들과 만남의 자리를 통해 한국썬 영업을 지원하고 나섰으며 이달말께는 아태지역을 아우르는 ‘웹서비스솔루센터’를 서울에 설립한다.
또 한국썬 직원을 본사에 파견해 본사의 비즈니스 처리방식이나 영업방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한국썬측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인더스트리 영업을 총괄하는 천부영 전무는 “6개여월간 조직정비에 신경을 쓰면서 오히려 대외영업에는 신경을 많이 못썼다”며 “선이 보유한 ‘데이터센터·데이터매니지먼트·에지컴퓨팅·웹서비스자바솔루션’ 등 4개 인프라를 축으로 한 N1전략이 대기업 영업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이제부터”라고 강조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