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에 근무하는 ‘지질박사’가 자전적인 시집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지난 84년부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부에 근무하는 최범영 박사. 그는 고교시절부터 최근까지 30여년간 창작한 시를 모은 ‘하눌타리의 외사랑’(예원출판사)이라는 시집을 최근 펴냈다.
이 시집 제목 ‘하눌타리…’는 최 박사가 고교시절 고향 오두막의 담장을 타고 자라며 열매가 유자처럼 생긴 하눌타리에 깊은 인상을 받아 지은 첫페이지의 시 이름을 따서 붙였다. ‘하늘을 타려 해서 하눌타린가’라는 영감으로 창작한 최 박사의 첫시라는 것. 이후 틈나는 대로 창작에 몰두, 30여년간 1000여편이나 되는 시와 소설을 창작했다.
이 시집에는 ‘대전으로 오세요’ ‘달’ ‘사랑이 죄가 되는 세월’ ‘행여 우연 속에서라도’ ‘산’ ‘자갈·모래·뻘’ ‘물의 이야기’ ‘서귀포에서’ 등 최 박사 주변이나 직장 등에서 벌어지는 일을 주제로 가려뽑은 120여편의 시가 담겨 있다.
최 박사는 “이공계에 진학했지만 부전공으로 국문학을 선택할 정도로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며 “과학자들이 스트레스를 술로만 풀 것이 아니라 시를 한 수 지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