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공격경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이동전화단말기업계가 올들어 가격하락·경기침체·고유가 등 대내외적인 경영환경이 크게 어려워짐에 따라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매년 고속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이 연초부터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세계 휴대폰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다 내수시장마저 불황의 조짐을 보임에 따라 ‘리스크(위험)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라크전을 앞두고 유가상승과 함께 전쟁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소비심리마저 크게 위축, 업계의 경영전략이 수세적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는 최근 유가가 뛰고 환율이 불안해지자 전 사업부에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여라”고 지시했다. 올해 경영계획에 잡힌 비용은 그대로 집행하되 불필요한 비용은 최대한 줄여 위기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휴대폰 사업의 호조로 사상 최고의 실적을 구가중인 무선사업부는 올해 전세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서 가격하락에 대한 압박이 높아지자 비용절감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고위관계자는 “전세계적인 휴대폰 가격하락과 내수시장 침체도 걱정이지만 환율·유가·전쟁 등 외부 변수들이 경영환경을 더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영계획에 잡힌 비용 외에는 철저하게 씀씀이를 줄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팬택계열(대표 박병엽 http://www.pantech.co.kr)은 최근 위기관리 경영을 강조하면서 각 사업부에 원가절감과 함께 비용절감을 주문했다. 이라크전쟁을 앞두고 시장상황이 불안한데다 올들어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서 가격경쟁이 본격화돼 위기관리가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순석 팬택 상무는 “대내외적인 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사업부 자율적으로 불필요한 출장을 줄이고 판공비도 축소하고 있다”며 “1분기에 집행될 비용 중 일부를 다음 분기로 넘겨 단말기 가격하락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슨텔레콤(대표 김현 http://www.maxon.co.kr)은 최근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비용절감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김현 맥슨텔레콤 사장은 “마른 수건이라도 짜는 심정으로 비용을 아끼고 있다”며 “비용절감을 소홀히 하다간 외환위기때보다 더 어려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