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IT화 현장을 가다](20.끝)연일전자

 연일전자는 ERP시스템과 POP시스템을 연계함으로써 다국적 기업의 수준높은 품질관리기준을 만족시키고 있다. 사진은 이양기 사장(가운데)이 생산라인에서 데이터 입력 작업을 지시하고 있다.

 

 실패만큼 좋은 경험은 없다. 수업료는 적지 않겠지만 실패는 성공을 위한 좋은 거울이 된다.

 “기존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의 경우 철저한 사전 컨설팅과 커스터마이징이 부족했습니다. 이러다보니 현업에서 불만, 업무 프로세스 적용에 대한 한계, 사후관리 시스템의 미흡으로 상당한 문제가 발생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불만족과 미비점을 전면적으로 바꿀 수 있는 ERP 선택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었습니다.”

 이양기 연일전자 사장은 “지난 번의 실패는 한국HP 등 고객사의 수준높은 품질관리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됐을 뿐 아니라 동종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수준높은 생산 및 품질관리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부한다.

 연일전자가 선진기업 수준의 생산·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은 ERP시스템과 생산시점관리(POP) 시스템을 연계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원청업체에 실시간으로 생산관리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99년 제가 직접 PM역할을 맡아 ERP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그때만해도 직원들의 반대가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결국 ERP시스템을 가동했지만 당시 환경에서는 급변하는 고객 요구에 신속 대응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가 재도전에 나선 것은 지난해 4월. 마침 산업자원부가 전개하던 ‘3만개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ERP를 구축했고 이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구축중이던 POP와 연계시킨 게 지금의 성과를 나타냈다.

 연일전자가 ERP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요인은 우선 수용 가능한 업무범위 및 깊이를 설정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한번의 실패경험을 철저한 사전컨설팅과 커스터마이징으로 연결시킨 덕분이다.

 이 사장은 “엄청난 제품코드를 보유한 회사에서 POP의 도움 없이는 수준높은 공정관리를 통한 품질관리가 불가능하며 특히 다국적기업이 요구하는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웹 기반 ERP시스템과 연동되는 POP의 적용이 관건이었다”며 “결국 POP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삼보·LG로직스·현대멀티캡·현주컴퓨터·한국HP 등 PC업체에 OEM으로 공급하고 있는 연일전자가 뉴소프트기술의 웹기반 확장형 ERP 시스템인 ‘B2B ERP’를 가장 적합한 솔루션으로 결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ERP에 대한 신뢰 및 ERP 추진 팀의 적극성을 들 수 있다. 이 사장은 “ERP에 등록하지 않고 물품을 출고하는 것은 은행에 통장정리없이 돈을 인출하겠다는 발상과 같다는 내용을 전사적으로 전파시켜 숙지시키는 작업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실무자들의 시스템에 대한 끊임없는 테스트를 통해 완벽히 숙지한 다음 내부에 전파한 게 크게 작용한 것이다.

 연일전자는 이번 반월공단 본사공장의 ERP시스템 도입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중국공장과 시화공장 등에도 ERP시스템을 도입, 고객사와의 협력관계를 긴밀히 해 나갈 계획이다.

 <어떤 업체인가>

 지난 76년 설립된 연일전자는 전자수탁생산업체(EMS) 전문기업으로 삼보·현주·컴팩 등 유수 PC업체와 거래를 통해 연매출액 4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각종 금형 설계에서부터 제작·생산에 이르기까지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생산 체제와 완조립이 가능한 설비라인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임직원은 300여명이며 중국 선양에도 공장이 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이상학기자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