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2003년 공중망 무선랜 시장이 3강간의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국내 공중망 무선랜 설비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KT가 최근 실시한 250억원대 규모의 무선랜 액세스포인트(AP) 입찰 결과 아이피원, 엠엠씨테크놀로지, 삼성전기 등 3개사가 전체 공급권을 싹쓸이하며 올해 무선랜 시장의 3강 구도를 예고했다.
지난 한달간 단독형AP-A형 및 B형, ADSL모뎀 통합형AP 등 세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입찰에서 단독형AP-A형 부문은 지난달 13일 엠엠씨테크놀로지가 1만9585대 23억원 규모의 장비공급권을 획득했다. 또 가장 큰 규모로 관심을 모았던 통합형AP 입찰에서는 지난달 27일 아이피원이 9만3000대 90억원 규모, 삼성전기가 6만2000대 60억원 규모의 공급권을 따냈다. 이어 지난 6일 마지막으로 실시된 단독형AP-B형 입찰에서는 아이피원과 엠엠씨테크놀로지가 각각 4만5000대 43억원 규모의 장비공급권을 확보했다.
이번 KT입찰에서는 지난해 20여억원 규모의 무선랜카드 공급권을 따내는데 그쳤던 아이피원이 2개 부문에서 가장 많은 130억원 규모의 공급권을 확보한 것. 아이피원은 입찰과정에서 가격파괴를 주도해 적지않은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규모가 큰 2개 부문에서 모두 공급권을 확보해 올해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엠엠씨테크놀로지도 통합형AP 공급권은 놓쳤지만 단독형AP 2개 부문에서 65억원 규모의 공급권을 확보,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아이피원과 엠엠씨테크놀로지는 최근 SK텔레콤의 무선랜장비 공급업체로도 선정된 상황이어서 올해 공중망 무선랜 시장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기는 타 업체와는 달리 가장 규모가 큰 통합형AP 입찰에만 전략적으로 집중했으나 아이피원의 막판 가격공세에 밀려 60억원 규모의 공급권을 따내는데 그쳐 3강 구도의 마지막 한축을 차지하는 데 만족하게 됐다.
이번 입찰은 전통적으로 발주량이 적은 1분기에 실시됐다는 점에서 시장활성화를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인해 AP 대당 공급가격이 10만원대 밑으로 떨어져 업계에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를 남겼다. 특히 지난달 13일 실시된 단독형AP-A형 입찰의 낙찰가가 11만원대였던 것에 반해 2주후 통합형AP 입찰의 낙찰가는 9만원대 후반으로 떨어졌고 이의 여파로 일주일 후 실시된 단독형AP-B형의 낙찰가는 이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결정되는 등 가격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KT 입찰 결과는 다른 통신사업자의 무선랜입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한 만큼 무선랜 시장의 가격파괴는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이제 무선랜업계도 단순히 매출을 올리려는 시도보다는 얼마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눈을 돌려야할 시점을 맞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