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을 안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원장 조휘갑)이 정보보호산업 포털사이트(http://www.k-isi.or.kr) 구축작업을 마무리해 놓고도 수개월째 정식 오픈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업계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KISA는 정보보호산업 포털사이트를 외부업체에 위탁과제로 발주해 지난해말 구축했다. 1월초 과제에 대한 최종평가를 마치고 지난달에는 정통부 시연까지 마쳐 이달부터는 오픈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9일 현재 정보보호산업 포털은 테스트 단계나 마찬가지여서 3월내 오픈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왜 이렇까.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가 없어서다. 정보보호산업 포털사이트라고 하면 정보보호 업체 소개는 물론 제품소개, 각종 최신기술정보, 국제정보 등으로 구성돼야 하지만 이들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다. KISA는 지난해 과제를 발주하면서 사이트 구축만을 과제에 포함시켰지, 그 안에 담을 콘텐츠에 대해서는 계약에 명시하지 않았다.
도메인 등록도 오픈을 지연시키는 데 한몫했다. KISA는 정보보호산업의 영문 이니셜을 따서 ‘www.kisi.or.kr’로 하려고 했지만 이 도메인은 이미 한국표준협회가 사용중이어서 하는 수 없이 중간에 ‘-’를 넣은 ‘www.k-isi.or.kr’로 정했다. 사용자들이 혼동할 것은 자명하다.
또 다른 문제는 운영주체다. 콘텐츠를 채워 넣는다 해도 한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누가 그 업무를 맡느냐는 점이다. KISA는 현재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에 운영을 위탁할 계획이지만 이 역시 간단치 않아 보인다.
단순히 있는 자료를 올리는 작업이 아니라 조사·가공 등의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KISA는 이 사이트를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일본어 등으로도 지원한다는 계획이어서 중국어·일본어에 능숙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때문에 운영비용도 연간 수천만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ISA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언제쯤 정보보호산업 포털을 오픈할지 주목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