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통신 통합]해외, 유무선통합 서비스 활발

 유무선통합서비스의 초기단계로 해외에서는 유무선 결합서비스 제공이 보편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그동안 결합서비스가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지배력을 강화시켜주는 대신 후발사업자의 시장참여 기회를 봉쇄한다는 차원에서 주요 국가에서 강력한 규제를 실시해왔다. 하지만 통신시장에 경쟁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결합서비스의 허용이 대체적인 기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론 이 와중에 결합서비스가 신규가입자 확보와 시장지배력 강화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매출감소로 이어져 AT&T나 BT 등 세계적인 통신사업자가 철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미국 버라이존과 벨사우스가 자사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결합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보편화됐다. 하지만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 대규모 선진사업자들은 원폰 등 신규상품보다는 기존의 시내·장거리 음성서비스를 기본으로 하고 초고속인터넷이나 이동전화 서비스를 결합한 할인 패키지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미국 최대의 시내전화사업자인 버라이존은 지난해 8월부터 시내·장거리·초고속인터넷·이동전화서비스를 결합한 단일 할인패키지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주로 시내와 장거리를 기본으로 하고 이동전화나 초고속인터넷을 선택적으로 해 개별구매시보다 30% 가량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SBC도 싱귤러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시내·장거리·초고속인터넷·이동전화 등을 모두 결합해 개별구매 때보다 3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벨사우스 역시 마찬가지다.

 캐나다의 벨캐나다도 규제서비스와 비규제서비스간 결합서비스를 허용한 데 따라 시내·시내부가, 초고속인터넷·장거리전화, 다이얼업 인터넷접속·장거리전화 등을 묶은 결합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벨캐나다는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기보다는 초고속인터넷을 장거리전화와 결합, 성장시장 확대와 축소시장 활성화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일본의 NTT사도 음성전화와 인터넷 상품 및 LM서비스를 결합, 최대 55%까지 요금을 할인해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외·국제·이동전화서비스를 결합, 요금을 할인해주는 ‘커뮤니케이션초이스’라는 상품도 제공하고 있다.

 호주의 텔스트라 역시 유선전화가입자가 자사의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할 경우 최대 10% 가량 할인해주는 새로운 종류의 유무선결합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영국의 BT는 특정서비스에 할인율을 적용하기보다는 일정 시간만큼 무료통화를 제공하고 정액요금을 받는 소극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규제완화는 세계 각국의 통신사업자들이 지배력에 있어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내전화만 보면 KT가 95%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고, 초고속인터넷도 50%에 가까운 지배적사업자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시장 지배력의 전이현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SK텔레콤 역시 50%가 넘는 시장지배적사업자이기 때문에 결합서비스를 허용하는 선진 각구의 사례와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무선보다 선진국은 시장지배력을 25% 이상 제한하거나 독점을 규제하는 각종 안전판이 있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