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응용시장을 잡아라!’
LED가 차세대 광원으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면서 LED응용시장이 총체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LED 기반의 차세대 조명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한세기 동안 세상을 밝혀온 백열전구와 형광램프를 대신해 조그만 LED소자가 신호등·손전등·가로등·전광판·자동차 전조등을 비롯한 온갖 조명기기에 응용되며 혁명적 변화를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조명용 LED는 같은 밝기의 일반전구보다 가격이 5∼20배까지 비싸다. 하지만 반영구적인 수명과 낮은 전기소모량, 외부충격에 잘 견디는 특성 덕분에 조명시장에서 활용분야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태양빛과 유사한 백색 LED가 잇따라 상용화되면서 교통신호등과 가로등, 터널등처럼 유지관리가 중요한 공공조명시설부터 LED광원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 올해 LED 기반 조명시장 규모는 800억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중 교통신호등 분야는 올해 최고 유망시장으로 손꼽힌다. LED신호등은 백열등에 비해 소비전력이 15% 수준에 불과하고 반영구적인 광원 수명을 지닌 첨단 제품이란 강점을 바탕으로 올들어 지자체의 제품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부가 LED 신호등 표준규격을 발표한 가운데 10개 회사가 LED 신호등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교통신호등은 약 38만세트. 상반기까지 지난해 월드컵 개최 도시와 재정 자립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약 2만∼3만대(300억원) 규모의 LED신호등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로교통안전공단의 한 관계자는 “4색 기준으로 LED신호등은 백열신호등보다 100만원 가량 가격이 비싸지만 전력소모가 워낙 적어 3, 4년만 운영하면 추가비용을 뽑기 때문에 LED신호등이 시장 주력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해 경찰청과 도로교통안전공단은 백열전구 대신 저전력 LED를 장착한 차세대 신호등에 대한 국가표준규격을 확정하면서 대규모 LED신호등 수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들은 금형제작과 생산라인 가동에 들어가 주요지자체의 교통신호등 신설, 교체수요를 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LED신호등 업계가 기대하던 최대 특수인 월드컵도시의 신호등 교체사업은 경찰청 규격안이 늦게 나오고 성능 테스트에 시간이 걸리는 등 관련당국의 지지부진한 대응으로 놓쳐버렸다.
여기에 일부 지자체가 시험발주한 소수의 LED신호등도 초기 설치된 제품은 고열을 견디지 못하거나 기존 교통신호기와 연동제어가 안되는 등 홍역을 치러 현재 지자체의 도입의사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LED신호등 업계는 올해 내수시장과 함께 해외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 활로를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유럽·동남아 정부도 관련 규격을 정비해 백열등 신호등을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찰청 표준규격 테스트를 통과한 LED교통신호등 업체 수는 9개로 늘어났으며 기존 LED소자업체들도 신호등 관련 LED램프를 양산해 관련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또 하나의 교통관련 LED조명시장으로 각광받는 분야는 바로 보행자 잔여시간 표시기. 이 제품은 횡단보도의 보행신호등 옆에서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교통안전설비로 지난 3년간 2400여곳의 건널목에 설치돼 횡단보도에서 일어나는 사고위험을 크게 줄여왔다.
깜박거리는 신호등. 지금이라도 횡단보도를 건널지 보행자가 망설이는 순간 잔여시간 표시기가 제공하는 안전성은 탁월하다. 특히 보폭이 짧은 노약자나 어린이들의 무리한 횡단시도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데 실제로 전남지역 일부에서는 잔여시간 표시기 설치 후로 건널목 교통사고가 80%나 감소한 통계조사가 나온 바 있다.
현재 보행신호등이 설치된 전국의 횡단보도는 약 4만3000곳. 사고위험이 높은 횡단보도에 잔여시간 표시기 설치가 허용될 경우 연 400억∼500억원대 내수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 시장은 현재 포렉스전자통신과 포올전자가 관련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기존 막대형 외에 숫자형 잔여시간 표시기를 제조하는 여타 업체들의 반발이 계속돼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잔여시간 표시기는 현재 한국·일본에만 보급된 교통안전시설이기 때문에 향후 ITS업계에 새로운 수출 유망품목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LED조명 역시 새로운 신호등 이외의 공공·차량용 조명분야에도 응용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도로변의 가로등과 터널 안에 설치되는 터널등도 LED 광원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강남구청에 국내 최초의 LED 가로등이 설치된 가운데 터널등·항공등에 적용하려는 교통조명 전문업체가 등장하고 있다.
이들 공공조명시설은 사용환경이 혹독해 평균 3∼6개월마다 전구를 교체해야 되는데 조명수리에 따른 민원과 유지비 문제로 골치를 앓아 온 주요 관공서가 영구적인 LED 광원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올해 LED 조명시장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용 조명시장도 백열전구 대신 LED 소자로 급속히 대체되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그랜저·EF쏘나타·베르나 등 전차종의 차량계기판과 실내등·브레이크등에 LED 조명을 도입하고 있으며 광고용 간판조명에도 LED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등산용 랜턴, 비상등에도 전력소모가 적고 내구성이 강한 LED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기존 백열전구 소켓에 꽂을 수 있는 가정용 LED조명등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LED 광원이 조명시장에서 급격히 세력을 펼침에 따라 앞으로 5년 안에 가정과 사무실의 일반조명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용 특수조명 수요는 대부분 LED가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모바일기기용 LED백라이트 시장 동향
휴대폰·PDA 등 모바일기기의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백라이트용 발광다이오드(LED)가 LED시장의 초기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백라이트용 백색 LED가 주력 타깃으로 삼는 이동통신단말기와 PDA 등의 모바일기기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런 성장추세가 내년을 비롯해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크기가 작으면서도 고휘도라는 장점을 가진 백라이트유닛용 LED는 기존 백라이트유닛의 광원으로 사용돼 온 CCFL 램프를 대체하면서 모바일기기의 성장곡선과 같은 괘를 그릴 전망이다.
이는 휴대폰의 컬러화와 다기능화에 따라 소비전력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원을 공급하는 배터리의 용량 확대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어 전력 소모량이 기존 CCFL에 비해 작으면서도 휘도는 뛰어난 백라이트용 백색 LED의 수요증가는 당연한 결과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백라이트용 LED 산업이 미국과 중국 CDMA 단말기 시장을 주축으로 컬러화되는 추세에 힘입어 세계 백라이트용 LED 시장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거대 백라이트유닛용 LED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토로라와 노키아 등 세계 유수 휴대폰 업체를 비롯해 커졘·닝보버드·TCL·둥팡통신 등 중국 및 대만의 토종 휴대폰 업체들이 중국내에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중국내 백라이트유닛용 LED 시장은 그 어느 산업에 못지 않은 고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국과 대만에서 생산되는 휴대폰 생산대수가 전년대비 42% 증가한 1억3889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휴대폰 생산량의 37%에 해당하는 막대한 물량이다. 또 올해는 중국 토종업체들이 휴대폰 생산능력 확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지난해 수준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컬러폰 시장의 높은 성장추세도 백라이트용 LED시장 성장에 큰 원동력이다. 국내 시장에서 지난 2001년 6월부터 본격 출시되기 시작한 컬러폰은 출시된 지 불과 1년도 안돼 흑백폰의 판매량을 추월하는 기염을 토하며 백색 LED 수요를 이끌었다.
또 국내 컬러폰은 지난해 8월들어 월평균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 지난해 하반기 판매된 전체 휴대폰 시장의 2%를 차지했다.
백라이트용 백색 LED의 또다른 수요처인 PDA 시장은 소형 TFT LCD의 공급능력 향상과 소비자 욕구증가에 힘입어 연 25%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백색 LED 시장을 밝게 한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삼성전기·서울반도체를 주축으로 하는 국내 LED 생산업체들도 백라이트용 고휘도 백색LED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위한 필드 테스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늦어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생산될 전망이다.
백라이트유닛용 백색 LED가 상용화될 경우 일본에 비해 한단계 뒤진 기술력을 가졌다고 분석되는 국내 LED 산업이 국가 차원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기술환경의 변화에 따라 풀컬러화·고화질화·동영상 구현능력 등에 대한 고객의 욕구가 확대되고 있어 올해 컬러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모바일기기의 시장점유율은 세계 휴대폰 생산량의 35%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백라이트용 LED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일본업체에 앞서 국내업체들의 발빠른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