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광원에 비해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나고 거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광원 ‘발광다이오드(LED)’가 서서히 그 빛을 발하고 있다.
LED의 한계였던 휘도(밝기) 문제가 최근 크게 개선되면서 응용시장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 본격적인 LED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으로 유가가 폭등, 에너지 절감이 국가적인 화두로 등장하면서 전력 소모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LED 및 응용 제품에 대해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세계 각국이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석유자원은 수십년 정도가 지나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데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한정된 석유 자원을 효율적이고도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발광원을 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LED산업이 급부상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LED의 강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특히 에너지 소비량이 기존 백열전구의 단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게 특징이다. 단점이라면 휘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관련기술과 원재료 기술의 급진전으로 휘도 개선이 눈에 띄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세계 에너지 관련 연구원들은 고휘도 LED 기술 확보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아킬레스건이었던 가격 문제도 대량생산 체제 구축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현재 LED의 가격은 응용분야별로 천차만별이지만 통상적으로 백열전구나 형광등에 비해 수십배 가량 비싸지만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다면 원가절감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자동차용 조명을 기준으로 할때 LED가격은 기존 램프류에 비해 수십배 가량 비싸다”면서 “하지만 현재와 같은 원가절감 속도를 감안하면 2007년께면 거의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LED 시장은 이제 시장 도입기를 지나 본격적인 도약기로 접어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스언리미티드’에 따르면 LED칩 시장이 지난 5년간 매년 58%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2005년께는 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응용분야도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휴대폰 등 모바일 IT기기류의 주광원에서 이미 뿌리를 탄탄히 내렸으며 교통신호등, 전광판, 조명, 자동차용 램프 등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지고 있다.
휴대폰·디지털카메라·PDA 등 모바일기기 주 광원으로 사용되는 고휘도 LED시장은 이 시장의 최대 기대주다. 모바일기기 키패드의 컬러화에 따라 R(적)·G(녹)·B(청) 등 개별 수요 증가와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백라이트 광원으로 백색LED가 기존 램프(형광등)를 대체,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디스플레이(LCD) 백라이트용 백색LED는 지난 2000년 전체시장의 0.9%에 불과했지만 향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 수년내에 시장을 평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폰 교체주기가 더욱 빨라지면서 향후 시장 성장곡선은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광판 시장은 LED시장의 보고다. 이 시장은 지난 99년 50억달러 규모의 세계시장을 형성, LED업계의 새로운 엘도라도로 떠올랐다. 이미 LED 전광판의 위력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 10개 주경기장은 물론 길거리 응원에서 증명된 바 있다.
특히 LED전광판 가운데 VHS는 고속도로 표지판, 공항표지판, 은행, 주식시세판, 지하철 안내판 등에 설치되는 가장 보편적인 LED 전광판이며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조명용 LED의 경우 연간 120억달러로 추산되는 기존 조명등 시장을 겨냥해 오스람·GE 등의 전문 조명업체가 LED 램프업체들과 연합해 시장선점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하나둘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시장의 경우 최근 몇년간 해마다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으며 2001년 기준으로 전체 LED 시장의 26%인 3억1000만달러의 기록을 세우며 이미 고휘도 LED 거대 수요처로 자리매김했다.
스위치, 카오디오, 대시보드 등 자동차안에서 빛을 발하는 곳에는 대부분 LED가 자리잡고 있다. LED는 독일 오스람옵토사와 지멘스가 생산을 개시한 지난 97년 이래 2001년에는 이미 유럽 생산차량의 50%가 LED을 이용해 내부 광원을 충당할 정도다.
전조등 등 외부등의 경우도 ‘CHMSLs(Center High-Mounte Stop Lamps)’라는 LED램프를 사용, 빠른 속도로 채택이 확대되고 있다. 이미 미국·유럽·일본 등에서 생산되는 고급 차량의 전조등이 LED로 교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세계 자동차용 외장등의 40% 이상이 LED등으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LED 교통신호등시장도 매년 1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2500만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세계 교통신호등 가운데 LED를 채택한 교통신호등의 수는 지난 2000년 40만개 정도에서 2001년에는 100만개 정도로 급증했다.
선진국에서는 지난 90년부터 LED 교통신호등을 채택하기 시작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교통신호등 유지보수 비용도 크게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중국은 베이징 일원의 교통신호등을 LED로 교체했으며 향후 설치지역을 확대할 것이라는 정책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교통신호등업체의 치열한 격전장이 되고 있다.
약 2500억원에서 3000억원의 잠재시장으로 추산되는 국내시장도 본격적인 LED 교통신호등의 설치를 앞두고 시범설치가 하나둘씩 잇따라 발생하자 LED 교통신호등업체의 수가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10년께에 이르면 세계 조명등의 13%가 백색 LED등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해 조명용 전원공급을 위한 원유의 소비량를 현재보다 7%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ED시장이 유망 부품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일본·대만·중국·한국·유럽 등 세계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LED영역을 확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조건인 ‘고휘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발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세계 유수의 업체들은 기존 전구보다 40배에서 최고 100배까지 높은 조명용 LED의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늦어도 2007년께면 생산단가가 일반조명등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전문가들은 “고휘도 LED 시장은 그 속도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매년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어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에 버금가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에 따라 시장선점을 위한 세계 각국의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