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LED기술의 현주소

■인류의 미래 비춰줄 꿈의 다이오드

‘Light Emittion Diode’의 머리글자인 LED는 지난 1960년대 초 연구되기 시작해 60년대 후반부터 상용화가 이뤄졌다. LED는 등장하자마자 우수한 내진동성, 고신뢰성, 저전력 소모량 등의 뛰어난 특성을 바탕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엄청난 가격 부담으로 인해 초기엔 우주선 내의 표시램프 등 극소수 분야에서 사용됐다.

 LED의 발광원리는 간단히 말해 LED 안쪽에 위치한 발광소자에 전기에너지가 가해지면 발광소자가 전기에너지를 빛으로 변환해 출력하는 것이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자 내부에는 핵이 있다.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는 궤도를 형성하면서 회전하는데 궤도가 핵에서 멀어질수록 궤도를 돌고 있는 전자는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낮은 궤도에서 돌고 있던 전자가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받으면 높은 궤도로 뛰어 올라가게 되며, 높은 궤도에서 불안하게 머물러 있는 전자는 궤도로 내려갈 때 에너지를 내놓는다. 이때 발산되는 에너지를 빛의 형태로 조절하는 것이 바로 LED다.

 LED 소자는 사용하는 재료의 종류에 따라 전자가 올라갔다 내려가는 준위에 차이가 있으며 이런 준위 차는 곧 만들어내는 에너지의 차이로 이어진다.

 결국 같은 빛이라도 낮은 에너지 준위에서 만들어지는 빛은 긴 파장을 가지고 있는 적색으로, 높은 에너지 준위에서 만들어지는 빛은 짧은 파장을 가지고 있어서 청색으로 나타난다. 결국 3원색인 적(R), 녹(G), 청(B) 소자를 조합해 컬러를 구현하는 것이다.

 LED 가운데 가장 먼저 상용화된 것은 68년경 갈륨비소(GaAs)·알루미늄비소(AlAs)란 웨이퍼를 사용해 개발한 적색 LED. 이후 미국의 몬산토가 갈륨비소포스파이드(GaAsP)란 물질의 결정성장법을 특허 출원, 미국을 중심으로 연구 및 실용화가 진행됐다.

 GaAs 기판 위에 GaAlAs를 성장한 이종접합 적색 LED가 개발된 이래 80년대 일본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면서 고휘도 LED인 GaAlAs 재료을 이용한 적색 LED가 상용화됐다.

 AlGaAs를 소재로 사용한 녹색 LED는 그동안 1%에 불과한 에너지 변환효율을 기록했던 백열전구보다 높은 수준을 구현하며 각광받았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신물질에 대한 연구가 이어져 최근 일본에선 인듐갈륨알루미늄포스파이드(InGaAlP)와 같은 4원계 조성의 화합물 반도체 박막성장 기술의 박달에 따라 백열전구보다 높은 고휘도의 조명효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 LED의 경우는 알루미늄포스파이드(AlP)와 갈륨포스파이드(GaP)가 가장 좋지만 AlP는 산화하기 쉬워 GaP를 중심으로 개발이 시도됐다. 그러나 이들 소재로 생산하는 반도체는 간접 천이형 반도체여서 발광효율을 향상시키기 어려워 순녹색의 광원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인듐갈륨나이트라이드(InGaN)란 새로운 결정체에 대한 박막 성장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고휘도, 순녹색 LED가 세상에 태어나게 됐다.

 90년대 들어서는 인듐갈륨알루미늄포스파이드(InGaAlP)란 웨이퍼가 개발됨으로써 초고휘도 적색 및 주황색 LED 상용화의 문을 열었다.

 R·G·B 등 LED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 중 가장 늦게 등장한 것이 청색. 청색 LED는 93년경 일본 니치아화학이 인듐갈륨나이트라이드(InGaN)를 소재로 한 고휘도 청색 LED를 내놓으면서 이른바 ‘블루 LED’ 시대를 열었다.

 니치아는 이후 95년 고휘도 녹색 LED까지 개발하면서 저전력 광원을 개발하고자 하는 인류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이를 계기로 적·녹·청 등 3색 LED가 모두 상용화됨으로써 LED 응용시장의 풀컬러화를 여는 첫단추를 꿰었다.

 그러나 순수 백색 LED 구현이라는 LED 연구계의 꿈은 남아 있었다. 이어 96년에는 청색 LED에 형광물질을 첨가한 백색 LED가 개발됐으며, 2000년에는 LED의 성능이 기존 주력 광원인 형광등보다 훨씬 높은 100㏐/W(루멘)를 능가하는 고휘도 적색 LED가 세상에 등장했다. 바야흐로 LED 조명시대가 열린 것이다.

 현재도 LED 기술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을 위한 광전송 소자부품 응용소자로 통신용 LED가 개발되는 등 LED 기술의 영역의 한계가 속속 무너지고 있다.

 코리아시그널의 박희석 박사는 “이미 LED를 이용한 풀컬러 구현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향후 청색이나 UV LED를 이용한 백색광원 개발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지난 40년간에 걸쳐 진화된 기술변화가 앞으로 3∼4년 안에 이뤄질 수 있을 정도로 LED 연구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전광판으로 본 LED기술 

 지난번 월드컵 당시 전국적인 거리응원 열기의 일등공신이자 최고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은 것은 단연 전광판이었다. 옥상위의 덩치 큰 광고매체로만 간주돼온 전광판은 첨단 컬러 LED 전광판이 출현하면서 길거리 응원의 본산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수십만개의 적·녹·청 LED 소자를 탑재한 대형 LED 전광판은 이제 새로운 영상정보 전달매체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LED의 밝고 선명한 영상전달 능력이 전국 수백만 군중을 마치 월드컵 구장에 있는 것처럼 가상체험을 하게 만든 데 이어 최근에는 정보매체로서 위용을 자랑한다.

 LED 전광판이 TV와 맞먹는 색상 표현과 선명도를 갖게 된 것은 불과 5∼6년 전이다. 천연색 컬러구현에 필수적인 파란색 LED가 90년대 중반에야 실용화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존 옥외용 전광판의 해상도(7∼12만화소급)보다 3배나 높은 30만화소급의 해상도를 갖춰 화소가 거의 보이지 않는 HDTV급 고선명 LED 전광판까지 서울에 등장했다. 응용성도 높아져 최근엔 간편한 임대용 전광판과 빌딩 전체를 휘감는 LED 전광판까지 시도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도로변에서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ITS용 전광판(VMS, 가변정보표지판)도 올해 LED 전광판 시장의 기대주다. VMS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문자로 알려주는 LED 기반 디스플레이 장치로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교통량을 분산시키기 위해 고속도로와 도심지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옥외용으로만 사용됐던 LED 전광판은 앞으로 옥내용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이미 지하철역사, 증권사, 은행, 생산공장 등 틈새시장을 겨냥한 옥내용 전광판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와 병원, 은행, 예식장, 실내 스포츠장, 지하철 등에 표시용 전광판 채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차세대 LED응용 분야 

 LED 기술의 응용이 빛처럼 빨라지고 있다. 기존 LED의 응용이 소자를 모듈화한 전광판이나 자동차용 조명등이 주력이었다면 앞으론 통신용 전송장비, 광계측기, 광응용시스템 등 종전과는 다른 차원의 응용기술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을 위한 광전송 장비 응용소자의 경우 통신용 LED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 기술은 이미 거의 개발을 마치고 성능 향상을 위한 추가적인 연구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광트랜스시버에서는 LED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레이저다이오드(LD)를 사용함으로써 고속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LED 적용을 위한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LED를 적용한 플라스틱 광섬유용 50Mbps 광트랜스시버를 제작·판매하고 있으며, 155Mbps 트랜시버 모듈을 개발을 마치고 성능개선 작업을 진행중이다.

 적외선 무선통신기기용 LED 기술이 본격 상용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LED를 이용한 적외선 통신기기를 개발할 경우 컴퓨터와 전화기 및 휴대폰간의 무선데이터 통신과 이동성을 살린 모바일 오피스의 실현도 가능하다.

 LED는 또 복사기·프린터·스캐너·팩스 등 사무자동화 기기에서 정전기 잠상을 만들거나 지우는데 쓰이며, 차세대 광계측기·광응용 시스템에 사용되는 핵심 광원으로의 접목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복사기의 경우 복수의 LED를 직선으로 나열해 선형태의 균일한 밝기를 얻을 수 있도록 제작된 어레이바가 사용된다. LED 어레이바를 사용할 경우 수명이 길고 예열이 필요없는 순간점등 특성에 힘입어 전력 절감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LED 업계 관계자들은 “LED의 강점이 뛰어나 앞으로 빛을 필요로 하는 모든 곳에 LED 기술이 직간접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며 “아마도 이처럼 응용분야가 넓은 것은 반도체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