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 국내에서도 종이 항공권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는 ‘e티케팅(eTicketing)’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고객편의 제고를 위해 이르면 상반기 중 국내선을 대상으로 전자항공권(e티켓)을 도입하고 내년부터 이를 국제노선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를 위해 최근 전담팀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전자항공권시스템 구축 및 시범운영을 준비하고 있으며 해외 선진 항공사를 벤치마킹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e티케팅의 도입은 지난해 16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한 인터넷 항공권 판매의 활성화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돼 더욱 주목된다.
◇개념 및 도입효과=지난 94년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e티켓은 종이없는 전자항공권으로 승객이 전화나 컴퓨터·e메일로 신용카드 번호를 제시하고 항공권을 예약한 뒤 여행 당일 공항의 탑승구나 항공권 판매대에서 예약번호를 제시하면 바로 탑승권을 받아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제도다.
고객 입장에서는 항공권 수령 및 보관절차가 생략됨으로 분실·도용에 따른 불편함을 덜 수 있으며, 셀프체크인 등 자동화 기기 사용을 증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종이 티켓 처리 때보다 짧은 시간에 고객응대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항공사간 정산절차를 단축시킬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예로 볼 때 종이 티켓 대비 티켓당 5달러 정도의 절감효과가 예상된다.
◇해외현황=최근 미국에서는 e티켓이 항공권 판매실적의 65∼80%에 달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이달부터 국내선 전구간, 올해 말부터 국제선 전구간의 종이티켓 발급을 중지하는 등 e티케팅을 구현할 예정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올해 7월부터 미국 내 발권분, 2004년 1월부터 국내·국제선 전구간 e티케팅을 100% 구현할 계획이다. 노스웨스트항공 일본지점은 최근 앞으로 1, 2년 내 일본출발 국제선 e티켓 비율을 100%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의 경우 지난 99년 e티켓 개념을 도입한 캐세이퍼시픽항공은 약 39%(2002년 현재)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2001년 ‘이틱스’라는 e티켓을 도입한 루프트한자항공은 e티켓 활성화를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추진중이다. 특히 초기에는 각 항공사들이 e티케팅을 국내선 위주로 운영했으나 국제선으로 확장하는 추세며, 일부 항공사들은 ‘다자간 e티켓 접수협약’을 맺어 아메리칸항공, 콘티넨털항공, 에어캐나다 등의 e티켓 공용사용이 가능해지는 등 e티케팅이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국내현황=대한항공은 6월, 아시아나항공은 7월에 e티켓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도 가급적이면 대한항공과 비슷한 시기에 도입하려 하고 있어 국내선 탑승 고객들은 이르면 상반기 내 e티케팅 서비스를 제공받을 가능성도 높다.
대한항공은 5월 말까지 e티켓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 내 e티케팅 서비스를 기반으로 인터넷 상에서 좌석배정을 받아 체킹카운트에 들르지 않고 바로 게이트웨이에서 탑승이 가능하도록 인터넷 체킹기능을 갖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터넷마케팅팀을 중심으로 유나이티드항공, 노스웨스트항공 등의 각종 사례를 분석한 데 이어 이달에도 일본 항공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또 최근 국제간 e티켓 포맷을 정하는 국제회의에도 처음으로 참석하는 등 항공사간 e티케팅 서비스에도 적극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당분간 고객의 편의를 위해 증빙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티켓대신 증빙서류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