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發` 환율 폭등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외환시장을 강타, 원달러 환율이 최근 5개월 내 최고치로 폭등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환율이 기업활동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환율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에 비해 19.8원 급등한 1238.5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일 이후 4거래일째 급등세며, 지난해 10월 22일(1244.5원) 이후 최고치다. 또 상승폭은 지난 2001년 4월 4일(21.5원) 이후 24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또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60.6원으로 2001년 11월 13일(1063.53원)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하루 상승폭은 2001년 8월 16일(21.86원) 이후 가장 컸다.

 시장전문가들은 미·이라크전쟁이 임박한 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 등으로 북미 긴장이 고조되면서 외국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고 있는 데다 환위험을 피하거나 투기를 위한 역외 매수세가 지속돼 환율이 뛰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초 환율이 1230원대까지는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너무 빨리 예상치에 도달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이것이 달러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자 수출업체들은 가격경쟁력 제고 등으로 수출활성화를 예상하며 기대감을 나타낸 반면 수입업계와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의 경우 이자부담 증가 등 환차손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출업계는 최근 악화되는 통상환경 속에서 환율이 급등하자 이번 환율상승이 가격경쟁력 강화와 수출채산성 개선 등으로 이어지면서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을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출업체의 경우 솔직히 어느 선까지는 환율이 오를수록 반가울 수밖에 없다”며 “비유하자면 똑같이 수출하고도 가만히 앉아서 돈을 더 버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입이나 외화차입이 많은 정유사와 항공사 등은 환율상승이 계속될 경우 거액의 환차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환율급등은 단기적으로는 수출활성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상승세가 장기화되면 원자재 수입가격과 물가상승 등 경제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의 환율급등세는 지정학적인 요인에 기인하기 때문에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