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시장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와 ATI가 최근 한층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을 대거 발표하는 등 차세대 그래픽카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특히 당초 올 2월부터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던 엔비디아의 개발일정이 상당기간 늦춰지면서 엔비디아와 ATI가 비슷한 시기에 신제품을 대거 쏟아낼 전망이어서 차세대 그래픽카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양 칩세트 업체간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달말 시네마틱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한 코드명 NV30 ‘지포스 FX5800’ 그래픽카드를 국내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보급형 칩세트인 NV31(모델명 지포스 FX5600), NV34(모델명 지포스 FX5200) 등의 신형 제품을 국내 그래픽카드 업체들에 잇따라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ATI테크놀로지스도 최근 PC용 신형 그래픽칩세트인 ‘라데온9800, 9600, 9200’ 시리즈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엔비디아와 한판 일전을 벌일 태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코리아(대표 박용진)는 오는 1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지포스 FX 제품발표회’를 개최하고 국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해말 미국에서 열린 컴덱스 기간 발표된 NV30 제품을 비롯해 보급형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지포스 FX5600, FX5200 등이 국내에 처음 소개될 예정이다.
지포스 TI 시리즈를 대체할 ‘지포스 FX5600 울트라’ 칩세트는 코어 클록이 325㎒, 메모리 클록이 275(550)㎒로 중고가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며 ‘지포스 FX5200 울트라’ 칩세트는 코어 클록 250㎒, 메모리 클록이 200(400)㎒ 등으로 보급형 시장의 지포스 MX 시리즈를 대체하게 된다.
엔비디아는 이날 행사에서 엔씨소프트와 공동으로 온라인 게임 ‘리니지2’의 시연회를 개최하는 등 그래픽카드 시장의 주 수요층인 게임유저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엔비디아에 맞서 ATI테크놀로지스도 최근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한 R350(라데온9800), 0.13미크론 공정에서 제작한 ‘RV350(라데온9600)’, 보급형칩세트인 ‘RV280(라데온9200) 등 3종의 신제품을 발표하고 4월부터 관련업체들에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된 라데온9800 프로 칩세트는 기존의 하이엔드 제품인 ‘라데온9700’에 비해 20% 정도 향상된 380㎒의 작동속도를 나타내며 메모리 컨트롤러와 추가 버퍼 등을 통해 다이렉트X 9를 완벽하게 지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라데온9600은 ATI가 처음으로 0.13미크론 공정에서 칩세트를 제조, 제품 수율과 성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라데온9200 칩세트는 기존 9100 제품과 달리 가속그래픽포트(AGP) 8배속을 지원하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것이 특징이다.
ATI의 한국 파트너인 RTC인터내셔널도 이달말 국내에서 관련 제품 발표회를 개최하고 게임개발사와 공동으로 대규모 게임대회를 개최하는 등 신제품 마케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벤치마크업체인 브레인박스의 문태환 실장은 “하이엔드 시장을 이끌 고급형 제품에서부터 일반PC 사용자들이 주로 탑재하는 보급형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어 그래픽카드 시장의 세대교체도 급속히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차기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엔비디아와 ATI의 기술 및 마케팅 싸움도 어느때보다 달아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