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가 e비즈니스 강화차원에서 인터넷 판매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올해 하반기 인터넷 쇼핑몰 개장을 목표로 최근 구축업체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태평양도 내부적으로 기존 웹사이트를 쇼핑몰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현재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는 화장품업체는 LG생활건강, 코리아나화장품, 참존화장품 등으로 일부이지만 차츰 인터넷 판매가 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화장품 업체가 인터넷판매 실적이 아직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직접 쇼핑몰 운영에 나서려는 것은 당장 매출을 올리기보다는 ‘미래를 대비하자’는 위기관리의 성격이 짙다. 화장품 업계는 어느 업종보다도 새로운 판매방식에 따른 업계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 초반만 해도 화장품 업계에는 여성판매원이 가정을 직접 방문했던 방문판매가 주류였다. 이 때만 해도 태평양, 한국화장품, 피어리스가 독점을 이룬 시절. 하지만 80년대 중반 들어오며 화장품 할인코너방식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되며 업계판도에 변화가 생긴다.
방문판매에 익숙해져 있던 기존 업체들은 할인코너 판매를 무시했지만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던 LG생활건강은 이 방식을 통해 현재 업계 2위 자리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 방식은 현재 화장품 업계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시중판매 방식으로 발전했다.
이후 80년대 말에 위탁판매형태의 직접판매제도가 도입되며 화장품 업계는 또 한번 변화를 맞았다. 다단계판매 방식을 응용한 직접판매는 신생업체에 불과한 코리아나화장품을 업계 상위기업으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새로운 판매방식이 도입될 때마다 기존 업체들은 ‘과연 그것이 성공하겠느냐’고 뒷짐지다 결국 후발주자들에 시장진입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한국화장품의 정철영 전산정보팀 부장은 “인터넷 판매도 새로운 유통방식이란 점에서 화장품 업계는 주시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까지는 실적이 미미하지만 시중판매나 직접판매처럼 언젠가는 업계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화장품업체는 인터넷 판매를 적극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