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부·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지난달 11일로 1기 위원 법정임기가 만료된 방송위원회의 공전사태가 한달을 넘어섰다. 아직 차기 방송위원 선임문제는 오리무중이다.
이쯤 되면 대체 우리나라 방송정책 행정총괄기관을 이렇게 놔둬도 괜찮은 것인가라는 의문이 이어진다. 방송이 디지털전환 환경에서 국정의 주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은 참여정부도 잘 알지만 상황은 여의치 못하다.
2기 방송위원회 출범이 겉돌면서 지상파 위성재송신, 방송시장 개방, 방송광고제도 개선, 디지털정책, DMB 허가정책, 방송통신융합 법제 정비 등 시급하면서도 굵직굵직한 정책 현안들이 낮잠을 잔 지 오래다. KBS·방문진 이사회와 EBS 이사회 및 사장 선임 등도 정상적 처리가 의문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이해당사자나 방송위원회 내에서는 자연히 방송정책의 행정기능이 사실상 마비상태라고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놓고 평검사들과 토론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방송위원회 구성에 대한 청와대의 책임있는 당국자 논평은 없다. 더욱이 전체의 3분의 2인 6명에 대한 추천권을 가진 국회의 대응은 아직 4대 2냐, 3대 2대 1이냐를 둘러싼 숫자놀음의 연속이다.
여론 전개가 좋지 않을 만한데도 국회 문광위에서는 소속의원들의 해외시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유럽의 고도 시찰을 목적으로 다수의 여야의원이 출국할 예정이며, 24일에는 또다른 일행이 체육시설 시찰을 목적으로 추가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에 방송위 노조는 11일 ‘방송위원회 공전 한 달, 대통령과 정치권은 책임져라’라는 성명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국회가 ‘국민우선 정치’를 실현하려면 숫자놀음보다 어떤 인물이 방송위원으로 적합한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투명하게 여론을 수렴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책임을 통감해 방송위의 조속한 구성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단 방송위 노조의 성명서가 아니라도 청와대와 국회는 방송위원회 2기위원 구성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견지해야만 한다. 더이상의 방조 내지 방기는 미래 성장동력원인 방송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