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벤처마킹]콤팩트 플래시메모리 10종

 이제 디지털(digital)이라는 단어는 전혀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몇해 전만 해도 디지털이라는 말은 미래를 나타내는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또 더 이상 미래나 첨단을 의미하는 단어도 아니다. 디지털과 반대되는 의미의 아날로그(analog)는 서서히 디지털로 대체되고 있다. 그 예로 컴퓨터 시스템에서 가장 아날로그적인 장치 중 하나인 모니터도 점차 디지털 신호를 이용하는 DVI 단자를 채용하게 됐으며, 필름을 이용해서 영상을 표현하던 사진기 역시 디지털 카메라가 점차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그만큼 기존 제품의 자리를 급속도로 점유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 디지털 카메라는 필름 대신 플래시 메모리에 영상을 저장하게 된다. 플래시 메모리는 비단 디지털 카메라에만 사용이 국한되지 않고 MP3 플레이어나 PDA 등 소형 제품의 저장매체로 각광받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의 종류도 상당히 다양해서 현재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류만 CF(CompactFlash), SM(SmartMedia), SD(SecureDigital), MMC(MultiMedia Card), MS(MemoryStick) 등 상당히 다양하게 생산돼 사용되고 있다. 이 다양한 플래시 메모리 미디어들은 적용될 제품의 특성과 크기 등에 따라서 채용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CF 메모리다.

 특히 CF 메모리는 디지털 카메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른 플래시 메모리 미디어에 비해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CF 메모리는 오래 전에 개발돼 성능검증이 이루어진 탓도 크다. 게다가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고 메모리를 감싸고 있는 커버가 단단해서 그만큼 외부충격에 의한 메모리의 손상이 적고, 기본크기가 큰 만큼 대용량으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오랫동안 컴퓨터 사용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메모리 컨트롤러가 내부에 내장돼 있어 적용장치의 설계를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도 널리 채용되는 장점 중 하나다.

 이번에는 CF 메모리를 테스트해보려고 한다.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을 서로 비교해서 제품간의 차이를 알아보도록 하자.

 

 결론을 말하면 전반적으로 제품별 성능차이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그 중에서 트랜센드 메모리는 어느 한 부분에서 크게 떨어지는 것 없이 전반에 걸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으며 가격대 성능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트랜센드는 컴퓨터 메모리 모듈과 메인보드 등을 제조하는 업체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홍보실패로 현재 PC관련 제품군의 국내 영업을 중단한 것에 비하면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는 성공적인 마케팅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또 사용자들의 인지도 측면에서는 최고의 점수를 받은 제품이 아닐까 싶다. 호환성 측면에서도 아직까지 알려진 문제는 없다.

 다음으로는 하기와라 Z모델과 리데이타 역시 전 항목에서 고루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하기와라 V모델과 바이킹 제품은 쓰기 성능에서 다소 떨어지는 수치를 기록한 반면, 읽기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서 전반적인 성능면에서만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하기와라 V모델의 경우 특정 모델 디지털 카메라와의 호환성 문제가 있었으며, 이를 해결한 모델이 Z모델로 알려져 있으니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하기 위해서 구입한다면 미리 점검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PQI와 J-Tek의 제품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능을 나타냈지만 전송률 그래프에서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렉사의 고배속 모델은 몇몇 항목에서 굉장히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지만 가격대 성능비에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의 고급화 전략도 무시할 수 없이 인정해야 할 부분이지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상위용량의 타사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샌디스크는 CF 메모리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체며, 호환성과 안정성에서는 인정받고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성능면에서는 이번에 테스트한 10종 가운데 최하위를 면할 수 없었다. 거의 모든 항목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읽기에서 유난히 낮은 성능을 나타내기도 했다.

 샌디스크에서는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속도를 높인 울트라 제품군을 새로 내놓았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국내에서는 수급이 불규칙적이어서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던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

 <분석=원수연 raven@kbench.com

 정리=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