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에 투자해 온 일본 투자기업들이 향후 신규 투자처를 중국으로 옮길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KOTRA가 일본 투자기업 최고경영자(CEO) 2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85%(17개사)가 향후 3년내 중국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투자를 준비중이라는 업체는 단 4개 업체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기업 CEO들은 한국이 중국에 비해 기술과 인프라, 법제도 등 측면에서 다소 앞서 있지만 시장의 성장성과 임금, 노사문제 등에서 투자여건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불투명성이 제거되고 시장개방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 글로벌 생산기지 차원에서 일본기업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반면 대한국투자는 내수시장을 겨냥한 제한된 범위에 그치고 있다고 충고했다.
일본기업 CEO들은 한국의 경우 생산성을 웃도는 높은 임금상승률과 노사관계의 불안정성을 기업활동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했다. 한국의 임금상승률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고비용구조로 이어져 투자채산성을 악화시키고 경영자와 근로자간 적대적 관계는 합리적 기업경영에 상당한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제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IT 및 가전,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 대기업의 중국이전 가속화로 산업공동화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으며 내수시장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경우 투자축소나 중국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일본 CEO들은 “한국은 중국을 의식한 투자유치전략 마련과 독자적인 기술개발 강화, 고도기술분야의 집중적 투자유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한국과 일본의 공동번영을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일 경제블록 형성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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