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가 13일 정보보호 강화 대책 수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사이버공격대응센터를 만들고 ISP 및 IDC에 각종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토론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정통부가 앞으로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 주목된다.
첫 토론자로 나선 이승일 ISP협회장은 “대형뿐만 아니라 중소 ISP들도 국내 인터넷 산업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고 전제하고 “ISP에 대한 규제로 인해 그동안 이뤄 놓은 자유경쟁시스템을 제한할 우려가 있으므로 규제를 하더라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제화를 해도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ISP들의 정보보호제품 도입은 많은 투자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 정부의 자금지원을 호소했다.
안철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장은 정부 조직의 비대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안 회장은 “민간과 공공이 경쟁체제로 가면 안된다”며 “공공과 민간의 역할구분을 명확히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영성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장은 “정통부의 대책은 조직과 권한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하고 “사이버공격대응센터를 설립하기에 앞서 ISP가 제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조사 및 자료제출권은 개인정보 침해의 우려가 있으므로 사법기관에 맡기는 것이 좋으며 유관기관 협력체제 구축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연기영 동국대 교수도 센터의 설립은 충분히 토론을 거쳐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신중론을 제기했다.
한편, 법제도 정비와 관련해 토론자들은 대부분 개편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임종인 고려대 교수는 “법·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개편의 필요성을 지적했고, 문영성 숭실대 교수는 “자격증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고 ISP에 대해서는 의무뿐 아니라 세제혜택과 같은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기영 동국대 교수는 각종 정보보호 관련 법령의 체계적인 정비를 제안했다. 연교수는 “정보보호 관련 법령이 적게 잡아도 20여가지나 된다”며 “정책·산업지원·소비자보호·처벌 등의 범주로 구분해 체계화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소비자보호의 경우는 특별법으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차양신 정보보호기획과장은 “한번 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해 추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것임을 내비쳤다.
이밖에 이날 토론회서는 정보보호 기술개발·투자확대·인력양성 방안(염흥렬 순천향대 교수)과 정보보호 인식 제고 방안(정익재 서울산업대 교수) 등도 발표됐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