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세미컨덕터, ‘지오드’ 사업 왜 철수했나?

 내셔널세미컨덕터(NS)가 ‘지오드’ 기반의 인터넷응용기기(IA)사업에서 결국 손을 뗐다.

 NS는 최근 IA사업과 관련된 생산라인 2개를 매각하고 세일즈 및 마케팅, 지원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오드’는 NS가 프로세서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97년 x86 계열 CPU를 생산하던 사이릭스로부터 반도체 설계자산(IP)과 코어 기술 등을 인수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그러나 IA를 기반으로 한 내장형(임베디드)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형성되지 않고 인텔·AMD·모토로라·ARM 등 경쟁업체들이 수성에 나서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셋톱박스와 스마트 디스플레이 등 응용분야가 활성화되면서 비로소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NS측은 이에 대해 “IA 비즈니스는 소폭이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았다”면서도 “연구개발(R&D)에 대한 자본회수가 기대에 못미치는데다 향후 투자에 대해 주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줄 수는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NS는 짧은 기간 안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아날로그 및 디스플레이 사업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결정으로 인한 후폭풍. ‘지오드’를 사용해온 국내외 셋톱박스 및 산업용기기업체들의 반발과 감원 대상이 된 직원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의 여부도 고민거리다.

 이에 대해 본사측은 고객들에게 미리 이같은 배경을 설명했고 이후 사업을 인수할 업체와 협력해 고객지원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생산라인에 대한 구조조정은 순차적으로 실시해왔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세일즈 및 마케팅 부서에서는 인원이 부족한 만큼 감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NS의 이같은 약속을 좀 더 지켜볼 일이나 ‘지오드’는 결국, 잘못된 경영층의 판단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대표적인 제품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