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의 목표는 엔지니어가 인정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데이터베이스 솔루션 전문업체인 엔코아정보컨설팅(http://www.en-core.com)의 이화식 사장(44)은 기업목표를 이윤창출이나 코스닥 등록이 아닌 ‘엔지니어가 돈 버는 세상’에 두고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
이런 엔지니어적 고집은 남다른 대학시절에서 비롯됐다. 대학시절 이상론자로 통하던 그는 가난에 초연하기 위해 순수학문인 수학을 택했다. 학점에 연연해 단순히 수학 공식만 외우기보다 시간을 허비해도 밤을 세우며 자신만의 ‘절대진리’를 찾기 위해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종합하는 것을 반복했다. 이 같은 생각은 그가 IT와 인연을 맺으면서부터 빛을 발하게 됐다.
대학 졸업 후 1000년 전 수학자들의 지식을 따라가기에 한계를 느낀 그는 수학과 접목될 수 있는 분야를 찾던 중 IT를 발견하게 됐다. IT에 관해서는 대학시절 전산과 친구가 보여준 OCR카드를 본 것이 전부였고 첫 직장인 SK에 입사해 한 달간 코볼언어를 배운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삼성SDS와 오라클의 엔지니어를 거치면서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입지를 굳혔다. 특히 대학시절에 학습된 절대진리에 대한 탐구심이 이 분야에서 실력자로 거듭나는 데 큰 몫을 차지했다.
또 고객이 의뢰한 컨설팅에 대해 어려움이 있을 때는 대학시절의 대수학 강의 시간을 회상했다. 강의는 집합기호만으로 증명된 수학 공식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기에 다른 학생들의 질문에 빈틈없이 대답을 해야만 했다. 그때의 긴장감과 진땀은 지금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치밀함과 철저함의 밑바탕이 됐다. 때문에 마흔이 넘은 지금도 그냥 돌아다니며 감독하기보다 DB컨설팅을 하고 또 어떤 때는 손수 코딩도 한다.
이 사장은 “CEO지만 엔지니어로서 남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엔지니어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이런 그가 회사를 운영하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재주만 넘는 ‘곰’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기술적으로만 훌륭한 솔루션이 아니라 사용자를 생각하는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 엔지니어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바꿔가고 싶다”고 했다.
또 대학생들에게는 “대학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므로 세월이 흘러 뒤돌아봤을 때 후회되지 않도록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것들에 도전해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명예기자=김정연·숭실대 projyki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