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메인보드·그래픽카드 생산업체인 기가바이트의 자회사인 기가큐브가 최근 국내 파트너를 통해 유통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기존 기가바이트 총판과 미묘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수입유통사인 EDPS코리아(대표 조상렬)는 최근 대만 기가바이트의 자회사인 기가큐브(http://www.gigacube.com.tw)와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 이달부터 국내시장에 ATI 칩세트를 탑재한 그래픽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 대만 기가큐브는 전세계 메인보드·그래픽카드 분야 선두업체 가운데 하나인 기가바이트가 최근 중저가 그래픽카드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EDPS코리아측은 기가큐브가 국내시장에 새롭게 출시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기가바이트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등에 업고 있기 때문에 출시 초기부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가큐브가 기가바이트의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기존 기가바이트 국내 총판인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이 반발하는 등 유통업체간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제이씨현시스템의 관계자는 “기가큐브가 기가바이트의 자회사이긴 하지만 브랜드 마케팅에서는 양사가 별개로 진행되는 것으로 대만으로부터 통보받았다”며 “국내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기가큐브도 기가바이트의 브랜드를 끌어들이지 말고 독자적인 마케팅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국내시장에서는 대만 에즈락이라는 메인보드 브랜드가 출시되며 세계 최대 메인보드 업체인 아수스텍과의 자회사 관계 여부가 논란이 되면서 유통업체간 분쟁을 야기하기도 했다. 아수스텍은 이 문제가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의 곳곳에서 유통업체간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에즈락과의 관계를 공식 부인하며 사태진화에 나섰으나 양사의 모호한 관계에 대한 여운이 아직까지 유통시장에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인텔 등의 공식 파트너로 전세계 시장을 주도해 온 대만 생산업체들이 중저가 시장 진출을 위해 별도법인을 설립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에 설립된 기가큐브도 ATI 그래픽카드의 가격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려는 의도와 함께 향후 중저가 메인보드 시장에 진출하려는 의도까지 담고 있는 것으로 보여 국내 유통업체간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