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던 증시 SK에 또한번 `발목`

 미국 증시 폭등과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기대감이 높아진 데 힘입어 장초반 큰 폭으로 오르던 증시가 SK그룹 문제로 또 한번 발목을 잡혔다.

 14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개장 직후 548선을 넘어서며 550선 탈환을 시도했지만 오후장들어 한국신용평가의 SK, SKC&C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강도가 급격히 꺾였다. 결국 전날보다 5.8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친 537.65로 마감됐다. 그나마 9일만에 상승반전 했다는 점과 5일 이동평균선을 지지해낸 것이 성과로 꼽힌다.

 이날 코스닥시장도 장초반 1.9포인트까지 상승폭을 늘리며 선전했지만 거래소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려 덩달아 상승폭이 둔화됐다.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세를 꾸준히 늘려가며 장분위기를 선도한 가운데 전날보다 0.94포인트 상승한 37.01에 장을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급격한 상승세 둔화의 직접적인 원인을 SK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양상에서 찾고 있다. 투신권에서 매도물량을 쏟아내면서 곧바로 증시의 수급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필호 신흥증권 리서치팀장은 “한국은행이 직접 개입에 나섰지만 SK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위기가 지속되고 있으며 그 파장이 단기간내 가라앉을 성질의 것도 아니라고 본다”며 “단기간내 주식을 사자는 주체가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듯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SK악재는 시중은행의 실적악화 전망과 카드사들의 실적 및 목표가 하향 등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이 팀장은 “단기간내 어떤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는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국내 금융권 악재는 증시흐름을 옥죄는 최대의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가 한 주를 넘기는 다음주의 지수전망도 그다지 밝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수반등이 이뤄지더라도 기술적 성격에 그치면서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창호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팀장은 “다음주는 이라크 전쟁 가시화,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결정 등 대외변수가 있지만 국내 증시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그러나 SK사태는 시장을 계속 짓누르는 근원적인 악재”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480∼500선의 바닥 규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선에서든 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설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문제”라며 “기관과 외국인들의 조직적인 매수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한 개인만으로는 상승세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