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사이버대화법을 익히라.
사이버 대화에 익숙한 CEO가 얼마나 될까. CEO의 문장은 대개 간결하고 건조한 단문으로 다분히 업무지향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형태의 문장은 사이버문화에서는 별 매력이 없다.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장 롤프 옌센은 그의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미래는 ‘감성’의 시대임을 역설하며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감성적 코드로 모험심·연대감과 친밀감·관심·자아·마음의 평온·신념에 대한 사랑을 들었다.
사이버 대화법에서도 감성은 중요한 코드로 작용한다. 누구나 대화의 중심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주변인이 될 수도 있는 ‘탈중심성’과 자발적인 참여가 기반이 되는 ‘상호작용성’이라는 사이버 의사소통의 기본 원칙은 감성의 활용도가 커질수록 효과적이다.
CEO들은 이제 새로운 사이버 대화법으로 거리, 공간, 세대차를 뛰어넘을 수 있고 신속하고 전략적으로 기업의 비전과 일체감을 만들 수 있다. 그 동안 익숙해진 단선적인 오프라인 대화에만 의존하지 말고 사이버 의사소통을 즐기고 활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보자.
우선, 메일을 살펴보자. 메일은 일대일 대화다. 글의 스타일은 우호적이고 개인적이어야 하며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상대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보여야 한다. 섣부른 어법파괴나 맞춤법 무시는 경솔한 이미지를 줄 수도 있다. 사이버 대화에서 감정조절은 필수적인 요소다. 일단 작성돼 교환된 메일은 법적인 증거자료가 될 만큼 책임이 따른다. 화가 난 상태에서의 메일 작성은 삼가고 어려운 상황에 대한 내용일수록 이성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CEO의 사내메일은 개인적인 매력과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효율적인 도구로 쓰일 수 있으며 또 다른 정보의 경로가 될 수도 있다.
사이버 의사소통은 보다 쉽게 파급효과가 큰 기업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실제로 하이닉스에서는 2001년 5월부터 사내 전자게시판을 통해 시작한 ‘칭찬합시다’ 프로그램에 대한 사원들의 참여가 최근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이버 게시판을 이용해 서로 격려하는 따뜻한 기업문화만들기의 성공사례를 보여주었다.
인간 이면의 또 다른 자아까지 다룰 수 있는 사이버대화법을 익히는 일은 이 시대 CEO에게 주어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할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