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선전화 전국 단일요금제를 도입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거는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던 현행 유선전화 요금을 전국 어느 곳에서나 동일하게 적용하겠다는 유선전화 전국 단일요금제가 시행될 경우 기존 시내외전화 구분이 없어지고 지역번호도 필요없게 되는 등 국민의 통신생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단일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는 이동전화요금정책과는 부합되는 조치다. 이동전화는 단일요금제를, 유선전화는 시내·시외를 구분하면서 요금에 차등을 두는 것은 형평성이 맞지 않기 때문에 개선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원가 측면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우리의 통신기술이 낙후됐던 시절에는 시내와 시외전화에 투입돼야 하는 생산원가가 달랐기 때문에 거리에 따라 통화요금을 차등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조치였다. 하지만 교환기 성능이 대폭 향상되면서 거리에 따른 원가 차이가 없어진 현재까지 이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유선전화 전국 단일요금제 도입을 환영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유선전화 단일요금제 도입이 이용자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유선전화 전국 단일요금제 시행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유선전화의 전국 단일요금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지역번호를 구분하지 않아도 되는 통합번호체계가 필요하고, 기존 시외전화사업자들의 위상을 새롭게 구분하는 통신역무조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유선전화 단일요금제가 시행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문제는 불협화음을 빚지 않고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되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다각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소비자들의 요금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단일요금을 책정하는 한편 통신업계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건은 유선전화 전국 단일요금제를 시행하기 위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의뢰한 ‘전국 단일요금제 구현을 위한 정책연구’에 관한 용역 결과다.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연말쯤 나오게 될 이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단일요금제에 관한 정책방안을 수립한 후 소비자 및 관련사업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시행시기와 요금 등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외전화사업자들의 반발을 아우르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의 하나다. 유선전화의 전국 단일요금제가 시행될 경우 전국적으로 시내전화 가입자망을 갖추지 못한 데이콤과 온세통신 등 시외전화사업자들의 위상이 모호해지게 된다. 따라서 이들이 단일요금제에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결론을 도출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던 이동전화에 이어 유선전화의 전국 단일요금제가 시행되면 현행 시내외전화의 구분이 없어지고 지역번호도 필요없어지는 등 국민의 통신생활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특히 오는 2007년으로 예정된 9자리 통합번호 시행과 함께 전국 단일통화권 구현도 앞당겨지게 된다. 유선전화 전국 단일요금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