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보호업체 톱10과 세계 백신업체 톱3 진입.”
토종 백신업체인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와 하우리(대표 권석철)가 최근 창립기념일을 맞아 창립 10주년을 바라보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글로벌 기업에 맞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유일하게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토종 백신업체가 도약의 시기를 지나 세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는 내용이지만 해외 시장 개척이나 제품의 기능적 향상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중장기 비전=안철수연구소의 중장기 비전은 한마디로 2005년까지 세계 정보보호 솔루션 업체 가운데 10위 내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철수연구소는 해외시장 개척과 솔루션 다양화 및 통합화라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올해는 그 시작으로 통합 보안솔루션 안착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사례를 발굴하고 내년에는 다양한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개발과 본격적인 해외 매출을 끌어올려 해외 매출비중 30% 확보, 3개의 주력 솔루션 보유, 2개 이상의 해외 독립법인 운영 등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그 결과 2005년에 세계 정보보호 솔루션 시장점유율 2%를 확보해 10위권에 진입한다는 청사진이다.
이에 비해 하우리는 2005년까지 국내 백신 시장에서 1위를 이뤄내고 창립 10주년을 맞는 2008년에 세계 백신업체 3강에 든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백신 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2005년까지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해 안철수연구소를 제치고 2008년에는 세계 백신 시장에서 3위 내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하우리는 서버용 백신이나 관리솔루션, 데이터복구 등 데스크톱 백신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다른 정보보호 솔루션 업체와 적극적인 제휴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과제와 전망=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발표한 ‘세계 보안시장 전망 및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1년 기준으로 세계 100대 정보보호 소프트웨어 기업 가운데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는 각각 35위와 78위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시만텍은 7억18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1위를 차지했으며 체크포인트와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가 각각 5억3100만달러와 4억9700만달러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이 수치만으로 보면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의 목표가 달성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작년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의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한데 비해 시만텍 등 글로벌 업체들은 20% 내외의 성장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의 목표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올해 가시적인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해외 진출을 전초기지로 사활을 걸고 있는 일본에서 안철수 사장이 밝힌 대로 100억원 내외의 매출을 기록해야 하고 조만간 선을 보일 기업용 정보보호관리솔루션이 이미 출시된 통합보안솔루션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하우리는 우선 내수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의 벽을 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그와 동시에 미국·일본·중국·싱가포르 등에 마련한 해외 법인이 자리를 잡고 얼마나 초기 매출을 올려주느냐가 관건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